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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폭염 실종사건, 기상 전문가도 갸우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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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폭염 실종사건, 기상 전문가도 갸우뚱

입력
2017.08.17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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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중순까지 폭염” 전망하더니

일주일 넘게 선선한 초가을 날씨

가을장마 같은 많은 비도 이례적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 확장기

남쪽에 찌그러져 독특한 현상

“내주부터 다시 무더위 올 수도”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삼거리에는 더위가 주춤한 가운데 모처럼 맑은 하늘이 보인다. 연합뉴스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삼거리에는 더위가 주춤한 가운데 모처럼 맑은 하늘이 보인다. 연합뉴스

장마가 끝난 이달 초 기상청은 8월에도 작년을 능가하는 폭염이 이어질 거라고 전망했다. “폭염이 땅을 달궈 중국 대륙 상공의 북태평양 고기압대를 키우고 그 고기압이 기온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이유였다. 무더위가 끝났다고 실제로 체감하게 되는 시기는 9월 중순은 돼야 할 거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하지만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리며 호우특보가 발령된 10일을 기점으로 날씨는 갑작스레 돌변했다. 전날 32도에 달했던 최고기온이 26도로 급격히 떨어졌고, 13일 이후에는 17일까지 닷새 연속 30도 아래의 최고기온을 이어 가고 있다. 10일부터 이날까지 서울의 평균 최고기온은 28.0도로 지난해 같은 기간 34.7도보다 6도 이상 낮다. 작년 이맘때는 낮 최고기온이 35도 안팎을 기록하면서 더위가 기승을 부렸지만, 올해는 한낮에도 선선한 초가을 날씨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들은 1년 중 가장 더운 혹서기로 꼽히는 7월 말~8월 중순에 나타난 초가을 날씨에 대해 ‘독특한 현상’이라고 입을 모았다. 매년 이 시기에는 고온다습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에 진입, 한동안 머무르면서 폭염을 불러왔고 올해 역시 그럴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정작 올해엔 한반도 북서쪽 몽골과 중국북부 상공의 차고 건조한 동시베리아 고기압이 예년보다 강한 힘으로 북태평양 고기압의 진출을 억누르는 동시에 한반도에 찬 공기를 흘려 보내면서 서늘한 날씨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성수기’라고 할 수 있는 8월 초에 다른 고기압에 밀려 남쪽에 찌그러져 있는 현상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면서 “이 같은 블로킹 현상이 왜 나타났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원인규명이 어렵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비 소식이 뜸했던 예년과는 달리 ‘가을 장마’ 같은 많은 비를 만들고 있다. 동시베리아 고기압이 서해상의 저기압에도 영향을 미쳐 흐름을 정체시키면서 대기불안정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 10~17일엔 서울 강수량이 0.7㎜에 그쳤지만 올해는 무려 103.0㎜의 비가 내렸다. 비 소식은 다음주 초반까지 전국 곳곳에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8일에는 중부지방에 20~70㎜의 비가 예보됐다. 특히 강원 북부에는 시간당 30㎜ 안팎의 비가 내리는 등 최대 100㎜가 넘는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비는 토요일인 19일 잠시 그쳤다가 일요일에 다시 시작되면서 다음주 초까지 이어지겠다고 기상청은 예보했다.

다만 이대로 여름이 끝나지는 않을 전망이다. 북태평양 고기압이 다음주 초ㆍ중반부터 다시 세력을 확장하면서 그동안 억눌렸던 고온다습한 공기를 몰고 올 수 있을 것으로 기상청은 보고 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 고기압의 재확장에 더해 태양의 고도 각이 높아서 구름이 사라지고 일사가 시작되면 기온이 오를 수 있는 조건도 갖춰진 상태”라면서 "21~22일부터는 낮 최고기온이 31도 안팎으로 평년기온을 웃도는 더운 날씨가 이어지고 폭염이 나타날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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