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위무불위
자오치광 지음ㆍ이희옥 등 옮김
성대출판부 발행ㆍ292쪽ㆍ1만5,000원
도를 도라 하면 도가 아니다, 라는 아리송한 말로 유명한 도가 사상을 ‘현대 도가의 선언’에서 ‘삶과 죽음’에 이르기까지 33개 주제별로 묶은 강의록이다. 사실 무위(無爲)만큼 오해에 휩싸인 단어도 없다. 무위자연이라 함은 그저 아무 것도 하지 말고 축 늘어져 뒹굴어도 세상이 알아서 잘 굴러간다는 얘기가 아니다. 무위는 무불위(無不爲), 아니함이 없다, 즉 무엇이든 다 한다는 말과 관계를 맺을 때 더 큰 생명력을 얻는다. 겸손과 용기의 변증법이다. 다만 그 방식은 온화해야 한다. 저자가 태극권 수련을 설명하면서 이런 농담을 한다. “올림픽의 좌우명이 ‘더 높이, 더 빨리, 더 강하게’라면 도가의 삶은 ‘더 느리게, 너 낮게, 더 약하게’다.”
조태성 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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