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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하 기자

등록 : 2018.01.04 04:40
수정 : 2018.01.04 17:18

교향악단은 지금 새 지휘자 환영의 ‘찬가’

등록 : 2018.01.04 04:40
수정 : 2018.01.04 17:18

부산시향 최수열ㆍ창원시향 김대진

상임지휘자 영입 ‘지방 약진’ 기대

코리안심포니도 정치용이 지휘봉

서울시향 외국인 10명 평가 마쳐

인천시향ㆍ경기필도 새 리더 물색

교향악단 지형도 대폭 변화할 듯

국내 주요 교향악단들이 새 상임지휘자를 맞아들이며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경기필)는 4년 동안 함께 한 성시연 전 상임지휘자와 지난해 12월을 끝으로, 수원시립교향악단(수원시향)은 9년을 이끈 김대진 전 상임지휘자와 이별했다.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코리안심포니)는 4년간 이끌어 온 임헌정 전 상임지휘자와 지난해 1월 헤어진 후, 오는 15일 정치용 새 상임지휘자가 취임한다. 서울시립교향악단(서울시향)을 비롯해 지난 한 해 동안 상임지휘자 자리가 비어있던 곳들도 올해에는 적임자를 찾겠다는 계획이다. 주요 오케스트라들이 새로운 지휘자를 맞게 되면서 국내 교향악단의 지형도도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의 새 기대주 부산시향ㆍ창원시향

서울시향의 연주력은 2006년 부임한 정명훈 전 상임지휘자와 함께 비약적인 발전을 이뤘다.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자리매김했다. 상임지휘자 자리에 누가 있느냐에 따라 악단의 역량이 좌우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다. 새 상임지휘자를 맞이한 부산시립교향악단(부산시향)과 창원시립교향악단(창원시향)은 올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기대주로 꼽힌다.

부산시향의 새 수장은 서울시향 부지휘자를 역임하며 주목 받은 최수열 상임지휘자다. 부산시향은 2009~2015년 동안 악단을 이끈 중국 출신의 리신차오 전 상임지휘자 이후 적임자를 찾는 데 20개월이 걸렸다. 지난해 9월부터 부산시향을 이끌고 있는 최 상임지휘자는 특히 현대음악에서 장기를 발휘한다. 부산시향은 그가 상임지휘자를 처음 맡는 곳이다. 최 상임지휘자는 국내 악단으로는 처음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교향시 전곡 사이클을 시작하는 등 부산시향이 가진 능력을 최대치로 끌어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박현진 전 서울시향 공연기획팀장은 “최 상임지휘자는 현대음악 전문가로도 인정을 받았지만, 굉장히 다양한 역량을 갖춘 지휘자”라며 “지휘자의 색깔과 열정을 악단에 쏟는다면 부산시향이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그는 “오랜 기간 적임자를 찾다 한국의 젊은 지휘자를 발탁한 부산시향의 안목도 높이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창원시향은 김대진 전 수원시향 상임지휘자를 새 상임지휘자로 맞이했다. 김 상임지휘자는 2008년부터 수원시향을 이끌며 이 악단을 국내에서 손꼽히는 오케스트라로 성장시켰다. 창단 30주년 전국 9개 도시 순회(2012), 이탈리아 메라노 국제뮤직페스티벌 폐막공연 초청(2014) 등 성과를 거뒀지만 지난해 5월 그의 운영방식에 반발한 단원들과 갈등으로 사임했다. 이들의 이별 이유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지만, 수원시향의 성장에 김 상임지휘자의 공이 컸다는 데에는 이견이 없다. 창원시향과 김 상임지휘자의 만남이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송현민 음악평론가는 “김대진 지휘자는 베토벤, 차이콥스키, 시벨리우스 등 자신이 지휘자로서 부각을 나타낼 수 있는 레퍼토리를 확충하며 수원시향을 성장시켰다”며 “옛 창원시향과 마산시향이 병합돼 대편성 악단이 된 창원시향은 수원시향에서 제한된 인원으로 연주하기 힘들었던 레퍼토리까지 다뤄볼 수 있는 자원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악단 고유의 색 키워줄 지휘자 찾아야

코리안심포니는 새 수장을 찾은 반면, 정치용 상임지휘자가 2015년부터 이끌었던 인천시립교향악단(인천시향)은 새로운 리더를 찾아야 한다. 김대진 상임지휘자가 있던 수원시향과 성시연 상임지휘자가 떠난 경기필도 마찬가지다. 서울시향은 정명훈 전 상임지휘자가 사임한 2015년 12월 이후 현재까지 상임지휘자 자리가 비어 있다. 울산시립교향악단(울산시향)의 자리도 김홍재 전 상임지휘자 이후 지난해 1년 간 공석이다.

오케스트라의 예술감독을 겸하는 상임지휘자를 새로 찾는 일이 쉽지 않아 이 자리는 1년 이상 공석인 경우도 많다. 하지만 이 공백을 훈련의 기회로 삼기도 한다. 오랜 시간 함께 했던 상임지휘자와 헤어진 후 다양한 객원지휘자들과 연주하며 또 다른 색깔을 찾는다. 그동안 ‘2인의 수석객원지휘자 체제’로 단원들을 이끌어 온 서울시향은 자문을 거쳐 선정한 10명 안팎의 외국인 지휘자들을 지난해 말까지 객원지휘자로 초청해 평가하는 과정을 거쳤다. 울산시향도 지난해 예술감독 선정을 위한 시민평가단을 모집하고 6명의 객원지휘자를 평가했다. 각 악단은 부지휘자 및 객원지휘자 체제를 유지하며 빠른 시일 내 상임지휘자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올해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그 시기를 즈음해 상임지휘자가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송현민 음악평론가는 “통영국제음악제는 서울과 전혀 관계 없이 현대음악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자신만의 특색을 갖춘 국제음악제로 거듭났다”며 “지휘자 선임에도 이런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시연, 김대진, 정치용 지휘자는 이전에 있던 각 오케스트라를 나름의 색을 드러내며 이끌어 왔다”며 “악단의 성격과 색채를 분석해 잘 이끌어나갈 차세대 지휘자들의 등장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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