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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익
의학전문기자

등록 : 2017.06.05 20:00
수정 : 2017.06.05 20:00

[헬스 프리즘] 강직성 척추염, 조기 진단해야 뼈 변형 막을 수 있어

등록 : 2017.06.05 20:00
수정 : 2017.06.05 20:00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오랜 불편을 겪게 되지만, 무지와 무관심으로 위험을 키우는 병이 있다. 희귀난치성질환에 속하는 강직성 척추염은 질환 정보나 관심 부족으로 인한 불이익을 받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20년 전부터 강직성 척추염을 앓아 온 직장인 김모(35)씨는 입사 8년 차로 한참 인정받고 일할 때지만, 동기들보다 진급도 늦고 인사평가가 좋지 않다.

항상 ‘뻣뻣하다’는 것이 그 이유다. 강직성 척추염으로 경추가 굳어 고개를 숙이기가 힘든 것인데, 목례도 잘 건네지 않는 건방진 사람으로 오해 받은 것이다.

지속되는 오해를 받으면서도 김 씨는 제대로 해명하지 못했다. 강직성 척추염이라는 질환이 희귀하고 인지도가 낮다 보니 설명을 해도 유난을 떤다거나 핑계를 댄다고 치부해버리기 때문이다. 김씨와 같은 환자들은 강직성 척추염 등 희귀난치성질환은 질병으로 인한 고통과 함께 사회적 무관심, 편견과도 싸워야 한다고 호소한다.

강직성 척추염은 김씨처럼 10~30대의 젊은 남성의 발병률이 높은데, 여성에서도 30% 정도 나타난다. 청소년기에는 허리나 골반의 증상보다는 발목과 무릎이 자주 붓고 가라앉는 증상이 반복되는데 특정한 진단 기준이 없어 진단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

성인이 되면 엉치의 통증이 양쪽으로 번갈아 나타난다. 주로 이른 아침에는 통증이 있다가 활동하는 오후에는 사라져 단순 피로 등을 원인으로 생각해 방치하기 쉽다. 환자 중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이 ‘자세가 불편해 보인다’고 지적해 알게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천천히 척추가 구부정해지기 때문에 본인이나 자주 보는 사람은 눈치채기 어려운 탓이다. 이처럼 강직성 척추염은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양면성이 있다. 진행이 느려 초기에 발견하면 뼈 손상 전에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천천히 진행되는 증상에 몸이 적응해 버리면 뼈가 굳어버릴 때까지 증상을 방치해 치료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지난달 20일은 강직성 척추염을 극복하고자 제정한 국내 강직성 척추염의 날이다. 이 때면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외부 활동이 많아져 활동이 제한적인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이 질병에 대해 알고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의미도 담고 있다.

현재의 치료 수준에서 강직성 척추염은 조기에 발견하면 결코 불치의 병이 아니다. 비스테로이드 항염제를 통한 치료와 금연 등의 생활습관 관리 및 운동요법을 병행하면 상당수 환자는 증상이 호전되고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

첫 번째 치료에 반응이 없다면 항(抗)TNF(종양괴사인자) 항체 주사로 증상이 대부분 조절된다. 다만 척추 강직 진행을 억제하는 것은 아직 충족되지 않은 의료 욕구로, 향후 치료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최근 새롭게 개발된 다른 메커니즘의 생물학적 제제는 기존 치료의 부족한 점을 채우고 이러한 과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면역학 등 의학의 눈부신 발전으로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이 되는 물질이 속속 밝혀지고 환자들이 최신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향후에는 김씨처럼 뻣뻣하다고 오해를 받는 강직성 척추염 환자들이 없기를 바란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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