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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여경도, 道의원도 “나도 당했다”… 미투운동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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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여경도, 道의원도 “나도 당했다”… 미투운동 확산

입력
2018.02.01 20:0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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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직속상관에 성희롱”

“동료 의원이 새벽에 전화해…”

페이스북에 사례 공개 잇따라

당신과 함께… #위드유도 확산

이효경 경기도의원 페이스북 캡처
이효경 경기도의원 페이스북 캡처

서지현 창원지검 통영지청 검사가 검찰 내부 성폭력 관행을 폭로한 이후, 전직 경찰관과 현역 경기도의원이 잇따라 자신의 피해 사실을 공개하면서 ‘미투(#MeTooㆍ나도 당했다) 운동’이 각계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지난해 11월 한샘 신입사원의 사내 성폭력 폭로 논란 당시, 기업 내 성폭력 폭로 위주던 미투 운동이 경찰과 정치권은 물론 대학가까지 번지고 있는 것이다.

경찰대 출신으로 2016년 3월까지 경찰청에서 근무한 전직 경위 임보영씨는 지난달 31일 본인 페이스북에 ‘2015년 12월 경찰청 재직 당시 직속상사로부터 성희롱을 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임씨는 1,500자 분량 글에서 ‘사과하면 신고하지 않겠다고 말했으나 ‘신고할 테면 신고하라’는 가해자 말에 과장님께 보고했다. 자신이 인사 조치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한 가해자는 회의석상에서 억지로 사과했다’고 밝혔다.

글에 따르면 가해자는 징계 대신 전보 조치를 받는 데 그쳤다. 임씨는 ‘과장님이 하루에도 몇 번씩 나를 불러 사과를 받아들일 마음이 있는지 없는지 물었고 (이에) 심리적 압박을 느껴 ‘원칙대로 처리해달라’는 (애초) 요구에서 한 걸음 물러나 인사 조치를 하지 않으면 언론과 여성단체를 찾아가겠다고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임씨가 언급한 ‘원칙’은 강신명 당시 경찰청장이 강조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로 한 번 이라도 성비위를 저지르면 정직 이상 중징계를 내린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임씨는 ‘2016년 7월 이 일이 보도되자 경찰청은 성비위 근절대책에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삭제했고 가해자는 해외 주재관으로 선발됐다. 스스로 세운 원칙조차 지키지 않으려는 법집행기관을 누가 신뢰하겠는가’라고 허탈해했다. 임씨는 이어 ‘나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채증도 했고 목격자들이 진술을 해줬기 때문’이라면서도 ‘그때로 돌아가면 (서 검사처럼) 언론을 찾아갔을 것이다. (그러면) 경찰청은 언론 눈치를 보며 원칙대로 처리했을 것’이라고 적었다. 경찰을 떠난 임씨는 현재 탐사보도 전문매체인 뉴스타파 기자로 재직 중이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효경 경기도의원은 본인 페이스북에 ‘나처럼 세고 무늬만 여자인, 나도 거의 다반사로 성희롱을 당한다’고 과거 겪은 성희롱 사례를 공개했다. 이 의원은 ‘밤 10시에 노래방으로 불러내거나 술 취해서 새벽 1시에 전화해 사랑한다고 하고 엉덩이가 왜 이렇게 크냐는 사람도 있다. 6년 전 (도)의원들과 노래방을 갔는데 동료 의원이 내 앞으로 오더니 바지를 확 벗었다’고 밝혔다.

이들 폭로에 용기를 얻은 여성들은 대학 커뮤니티를 비롯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대학원 재학 시절 지도교수에게 성희롱을 당한 사례부터 대학 새내기 시절 소개팅에서 만난 남성에게 성폭행을 당한 사실까지 털어놓고 있다.

‘당신과 함께하겠다’는 뜻으로 온라인 게시글 말미에 ‘위드유(#withyou)’라는 문구를 달고 미투 운동을 응원하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명으로 응원 글을 올리면서 말미에 ‘위드유’를 첨부하는 식이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1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흰 장미를 달고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흰 장미는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를 상징한다. 연합뉴스
1일 오전 대구지방검찰청 앞에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흰 장미를 달고 검찰 내 성폭력 사건 진상규명을 촉구하고 있다. 흰 장미는 성폭력 피해 고발 캠페인인 '미투'를 상징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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