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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하루에만 전화 70만건 흥행… 민주당 경선, 박사모 역선택이 변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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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톺아보기] 하루에만 전화 70만건 흥행… 민주당 경선, 박사모 역선택이 변수 될까

입력
2017.02.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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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모 카페에 참여 독려 공지

조직적 역선택 움직임 감지돼

민주 “50만명 넘으면 의미 없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15일 전남 여수시 여수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여수=뉴시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지난 15일 전남 여수시 여수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여수=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경선 선거인단 모집에 돌입한 가운데 역선택이 돌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대선 투표권만 있으면 국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도록 문호를 활짝 열어놓다 보니, 야권 지지층이 아닌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를 떨어트리려는 목적을 갖고 고의적으로 개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겠다는 선거인단 신청자는 15일 모집 첫날 22만여 명(권리당원 19만을 5,000명 포함)을 기록했고, 16일에는 25만 4,487명을 넘어섰다. 민주당에 따르면 모집 첫날 콜센터로 걸려온 접수 전화가 70만 7,513건에 달했고, 폭주하는 전화를 소화하지 못해 시스템 서버를 11개에서 21개로 부랴부랴 증설했다. 양승조 당 선거관리위 부위원장은 16일 “2012년도에 4주 간 걸쳐 88만 건이 접수된 것과 비교하면 대단한 열기”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권교체의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한껏 고무된 분위기지만, 역선택을 노리는 반(反) 민주당 세력의 개입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인터넷 카페에 “문재인 후보가 되는 건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ARS 전화번호까지 기재된 민주당 선거인단 참여를 독려하는 공지가 올라오면서 조직적인 역선택 움직임까지 감지되고 있다.

문제는 역선택을 막을 뾰족한 수가 없다는 데 있다. 민주당은 선거인단규모(모수)를 늘리면 표심 왜곡 현상은 상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안규백 사무총장은 “10만 단위에서는 역선택이 위력을 발휘할 수 있지만, 50만 명이 넘어가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200만명 선거인단 모집을 목표로 잡고 있다.

그러면서도 조직적인 움직임에 대해선 형법상 업무방해에 해당된다 보고 법적 대응 방침을 고려하고 있다. 실제 지난 총선 당내 경선에서도 민주당 모 의원이 상대당 당원들에게 민주당 경선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를 보냈다가 벌금형을 받은 사례도 있다.

지지기반이 엇갈리는 각 후보 캠프 진영에선 역선택의 유불리를 따지며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야권의 전통적 지지층에서 압도적 지지를 받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역선택의 반작용으로 지지층 결집의 계기가 될 수 있다며 기대하는 눈치다. 문재인 캠프에서 전략본부장을 맡고 있는 전병헌 전 의원은 “문재인을 막자는 흐름이 강해질수록 ‘이대로 손 놓고 있다가 당하겠다’는 여론이 자연스럽게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주자 중 중도보수층에서 강세를 보이는 안희정 충남지사 측은 ‘역선택이 아니라 외연확대 차원’이라고 두둔하며, 이른바 ‘산토끼’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태세다. 안 지사 측 캠프 대변인인 박수현 전 의원은 “역선택이라는 구시대적이고 관습적인 발언에 동의할 수 없다”며 “보수적 지역의 어르신까지 민주당 경선에 참여하고 싶다는 것은 국민통합의 꿈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도 “많은 국민이 참여하면 역선택을 희석시킬 수 있다”고 자신했다.

전문가들은 역선택 세력의 조직이 공고하게 움직이기 어려울뿐더러, 이른바 ‘오더’가 일관될 수 없다는 점에서 영향력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보수 진영 입장에서 문재인이 나오는 게 좋을지, 안희정이 나오는 게 좋을지 전략적 계산을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들에게 문호를 넓혀 보수로 기울어진 운동장의 정치지형을 역전시키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달 29일 오후 논산시 연무읍 마산리 마을회관을 방문해 마을 어르신들께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지난달 29일 오후 논산시 연무읍 마산리 마을회관을 방문해 마을 어르신들께 새해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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