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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추문’ 의혹 의원들 줄사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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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성추문’ 의혹 의원들 줄사퇴

입력
2017.12.08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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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프랭컨 상원의원ㆍ공화 프랭크스 하원의원 사임

프랭컨, 트럼프ㆍ무어 겨냥해 “훨씬 더 심각” 공격도

성추문에 휩싸여 왔던 앨 프랭컨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7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기 위해 의사당에 도착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성추문에 휩싸여 왔던 앨 프랭컨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이 7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하기 위해 의사당에 도착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민주당의 앨 프랭컨 상원의원(미네소타)이 7일(현지시간) 성추행 전력이 드러난 지 3주 만에 결국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 공화당 소속인 트렌트 프랭크스 하원의원(애리조나)도 여직원 2명을 성희롱했다는 주장이 나오자 같은 날 의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존 코니어스 하원의원(미시간)이 지난 5일 성추문에 휩싸이자 정계은퇴 발표를 한 지 불과 이틀 만이다. 지난 10월 이후 성적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미투(MeToo)’ 운동이 계속 확산되는 가운데, 과거 ‘부적절한 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들통난 현직 의원들의 무더기로 낙마하는 모습이다.

프랭컨 의원은 이날 상원 의사당에서 11분간의 연설을 갖고 앞으로 수 주 내에 의원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당초 그는 성추행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땐 “사퇴는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지만, 피해자임을 주장하는 여성들이 계속 속출하고 민주당 동료의원들까지 등을 돌리자 어쩔 수 없이 백기를 들고 만 셈이다.

다만 성추행 의혹에 대해선 여전히 부인하는 태도를 고수했다. 프랭컨 의원은 “의원직을 사임하게 됐지만, 나의 목소리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상원의원으로서 의회의 명예를 떨어뜨리는 어떤 일도 하지 않았음을 내 마음 속으로는 안다”고 말했다. 이어 “나한테 제기된 혐의들 가운데 일부는 진실이 아니고, 나머지는 나의 기억과 상당히 다르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나 공화당 앨라배마주 상원의원 보선 후보인 로이 무어의 성추문이 자신의 경우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프랭컨 의원은 “나는 이렇게 떠나는데, 자신의 성희롱 전력을 떠벌린 남자는 오벌 오피스(백악관 집무실)를 지키고 있고, 어린 소녀들을 반복해서 먹잇감으로 삼은 남자도 상원 선거에서 당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것은 아이러니”라고 반문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무어 후보를 향해 마지막 일갈을 날린 것이다.

인기 희극인 출신인 프랭컨 의원은 2006년 모델 출신 라디어 앵커 리앤 트위든을 성추행하고, 2010년 미네소타주 박람회에서 30대 여성의 신체를 만졌다는 의혹을 받아 왔다. 전날에도 2006년 라디오 방송 녹음 후 당시 민주당 의원 보좌관이었던 여성을 강제 추행하려 했다는 의혹이 추가로 나왔다. 찰스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결국 그에게 사퇴를 공식 요구했다.

프랭크스 하원의원도 이날 내년 1월31일부로 사임할 뜻을 밝혔다. 하원 윤리위원회가 “프랭크스 의원이 성희롱, 그리고 (피해자의) 저항에 대한 보복으로 간주될 행위에 관여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히면서 궁지에 몰리자 두 손을 든 것이다.

사무실 여직원 2명과 대리모 문제를 이야기했다는 사실이 폭로된 프랭크스 의원은 성명을 내고 “나와 아내는 대리모를 통해 낳은 쌍둥이가 있어 그 절차에 친숙하지만, 그런 사적인 주제로 이야기하는 게 타인에게 얼마나 충격을 줄지에 대해선 무감했다”고 반성을 표했다. 직장 동료들을 불편하게 한 대화를 나눈 것을 후회한다고도 했다. 다만 직원들을 상대로 신체적 위협을 가하거나, 성적인 접촉을 시도한 사실은 결코 없다고 강조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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