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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엔 원심력과 접선 원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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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엔 원심력과 접선 원리가

입력
2015.07.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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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블 사이언스 이정모 지음ㆍ황기홍 그림 바다출판사ㆍ308쪽ㆍ1만3,800원
바이블 사이언스 이정모 지음ㆍ황기홍 그림 바다출판사ㆍ308쪽ㆍ1만3,800원

종교는 과학과 대체로 대립한다. 성서를 과학의 눈으로 읽는 일은 그래서 오류를 지적하거나 주장을 반박하거나 교리를 비난하는 일로 귀결되기 십상이다. 하지만 이정모 서대문자연사박물관장이 청소년들을 위해 쓴 ‘바이블 사이언스’는 신앙을 훼손하지 않고 과학적으로 성서 속 일화들을 해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먼저 저 유명한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돌멩이 하나로 장수를 쓰러뜨린 이 신화적 장면을 원심력과 접선의 원리를 통해 설명한다. 양치기 소년 다윗은 가죽끈에 매달아 돌을 돌렸기 때문에 끈을 놓는 지점이 골리앗의 위치와 일직선을 이루는 원운동의 접선을 형성한다면 원심력으로 얼마든지 골리앗을 쓰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다.

여리고성을 함락시킨 함성은 외부 힘의 진동수가 진동체의 고유진동수와 일치할 때 진폭이 최대가 되는 공명현상의 결과이며, 예수 탄생의 날 동방박사들을 이끌었던 밝게 빛나는 별은 목성과 토성이 854년마다 근접하여 밝게 빛난 현상(대상합 현상)일 가능성이 높다. 천문학자 케플러가 제기한 이 가설은 ‘태양을 초점으로 공전하는 행성이 같은 시간 동안 움직여 만드는 부채꼴 면적은 언제나 같다’는 케플러의 행성법칙에 근거하는데, 이에 따르면 대상합은 예수 탄생 즈음에는 5월29일, 9월29일, 12월4일에 세 번 관찰됐을 것이니 성서의 진술에 근접한다.

케플러는 젊은 시절 신학자가 되고 싶어 밤잠을 설쳐가며 고민했을 만큼 신앙이 깊었다. 하지만 훗날 고백한다. “제가 노력한다면 천문학에서도 하느님을 영광스럽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과학과 신학의 우정을 위하여 씌어진 이 책은 2003년 출간본의 개정판으로, 저자의 ‘스토리 사이언스’ 시리즈 네 번째 책이다.

박선영기자 aurevoi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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