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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동행 “세상을 카탈랏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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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행복한 동행 “세상을 카탈랏소”

입력
2017.08.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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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편안한 여행을 꿈꾸는 대학생 이슬기, 김대웅, 신현오, 강수진, 박상록씨가 하늘로 모자를 날리고 있다. 카탈랏소 제공
모두가 편안한 여행을 꿈꾸는 대학생 이슬기, 김대웅, 신현오, 강수진, 박상록씨가 하늘로 모자를 날리고 있다. 카탈랏소 제공

“장애인을 포함한 모든 사람이 즐겁게 여행을 다니는 세상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2일까지 6박 7일간 전국 유명 관광지에는 ‘그린라이트 초록여행’이 래핑된 기아자동차 카니발 10대가 출몰했다. 장애 대학생 2명과 비장애 대학생 3명이 한 팀을 이룬 총 10개 팀의 임무는 관광지와 숙박업소, 식당 등의 장애인 편의시설 현장 점검.

충남지역 조사를 맡은 ‘카탈랏소’도 10개 팀 중 하나다. 카탈랏소는 헬라어(고대 그리스어)로 ‘바꾸다’는 의미. 팀 명칭에 ‘세상을 바꾸겠다’는 야무진 꿈을 담은 카탈랏소 팀원들은 장애인이나 노인, 임산부 등 모든 이가 편안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애물 없는(Barrier Free) 시설을 찾아 나섰지만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사전에 정보를 조사하고 이동 코스를 정해 현장을 방문했어도 실제 갖춰진 장애인용 시설이 부족하거나 아예 기준에 맞지 않은 곳이 많았다. 특히 장애인용 화장실은 이들의 눈에 큰 불편 사항이었다. 아예 없거나, 설사 있더라도 계단 등의 장애물이 있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혼자서는 갈 수 없기도 했다. 심지어 창고 등 다른 용도로 쓰는 곳도 있었다.

희귀병인 경직성 하지 마비를 앓고 있는 팀 막내 강수진(20ㆍ백석대 사회복지학과)씨는 “음식점 입구에 있는 낮은 단 한 개의 계단이 장애인들을 뒤돌아 가게 만드는 경우가 많다”며 “직접 관광지들을 다녀 보니 이동약자들에게 추천해주기가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대웅(22ㆍ남서울대 영상편집학과)씨는 “이번 활동을 통해 장애인 편의시설에 대한 관심이 무척 높아졌다”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더 가져주면 좋겠다”고 했다.

카탈랏소 팀원들이 충남 지역 관광지 주변 장애인 편의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카탈랏소 제공
카탈랏소 팀원들이 충남 지역 관광지 주변 장애인 편의시설을 직접 점검하고 있다. 카탈랏소 제공

실망이 컸지만 기쁨도 맛봤다. 카탈랏소 팀원들이 찾아낸 괜찮은 BF 시설은 충남 서산시의 ‘유방택 천문기상과학관’이다. 강씨는 “엘리베이터는 물론 경사로, 화장실 등등 휠체어를 타는 장애인도 혼자서 다닐 수 있는 시설을 잘 갖췄다”고 설명했다.

카탈랏소 팀에서는 강씨와 팀장 신현오(25ㆍ전북대 경제학과)씨가 몸이 불편하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섞인데다 지역도, 학교도 다른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이었다. 첫 만남이 어색하기 그지 없었지만 이들은 6박 7일 간의 동행으로 하나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신씨와 이슬기(22ㆍ전주대 작업치료학과)씨는 “여행이라는 하나의 활동 안에서 모두가 행복할 수 있는 세상이 오면 좋겠다”고 했다. 박상록(23ㆍ인하대 기계공학과)씨는 깔끔하게 한 마디로 정리했다. “내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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