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수 할머니, 수요집회 참석
화해치유재단 해산 요구도
“꼭 200년을 살아서 여러분과 함께 대한민국의 역사적 문제를 해결하겠다.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
광복 73주년을 맞아 15일 정의기억연대 주최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는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다룬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모델인 이용수 할머니의 발언으로 시작했다.
제1,348차 정기 수요시위를 겸한 이날 집회에서 이 할머니는 “나와 함께 200살까지 살아서, 저 하늘에 계신 할머니들한테 ‘할머니들 한을 해결하고 왔다’고 해 주시겠습니까”라고 외쳤다. 위안부 피해자들과 약 700명의 활동가ㆍ시민들은 일본 정부가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법적 배상을 하라고 촉구했다. 한국 정부에도 박근혜 정부 시절 한일 위안부 합의에 의해 설립한 화해치유재단을 해산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일본과 이라크의 인권운동가도 참석했다. 이슬람국가(IS)에 성폭력 피해를 본 이라크 인권 운동가 살와 할라프 라쇼 씨는 연대발언에 나서 "한국 할머니들의 투쟁이 우리 모두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며 "우리는 침묵하지 않고 투쟁을 이어나가서 정의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지모토 야스나리 일본포럼 환경인권평화 공동대표는 "일본의 아베 총리는 위안부 문제를 부정하고 식민지배와 침략 전쟁을 부정해 왔다. 이런 인물을 총리로 뽑은 일본 국민으로서 정말로 부끄럽다"고 말했다. 또 "박근혜 정권을 촛불 항쟁으로 종결시킨 한국인들에게 배워 아베 정권을 퇴진시키기 위해 열심히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야스나리 대표는 "인간의 존엄을 인정하고 사람의 마음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일본인, 진심으로 마음속까지 사과할 수 있는 일본인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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