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김회경 기자

등록 : 2017.11.10 04:40
수정 : 2017.11.11 14:05

靑, ‘인도ㆍ태평양 안보 참여’ 트럼프 제안에 선 긋기

등록 : 2017.11.10 04:40
수정 : 2017.11.11 14:05

김현철 “일본 인도ㆍ퍼시픽 라인 편입될 필요 없어”

한미발표문의 ‘인도ㆍ태평양 안보’ 표현과 배치 논란

靑, 확대해석 경계하며 일본과 안보동맹에 거리두기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국빈만찬에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보에 참여해 달라는 제안을 수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한미 공동언론발표문에 언급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동맹이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 축임을 강조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배경을 설명하면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9일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이 강조했다는 것이지, 우리가 동의했다는 뜻이 아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인도ㆍ태평양 지역 공동안보에 참여해 줄 것을 제안한 사실도 공개하고, “제안 자체가 갑작스럽고, 진지하게 검토해 보지 않았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수용한다, 공감한다고 할 사안이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공동언론발표문에 나온 내용은 두 정상이 같이 말한 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이라며 “문 대통령은 사실상 처음 듣는 개념이어서 우리는 합의문에서 빼는 것으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인도ㆍ태평양 지역 안보 개념은 일본이 주도해 추진하는 것으로, 청와대 입장에선 국민 정서와 한반도 주변 환경을 고려할 때 참여하는 게 현재 상황에선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을 경청할 것일 뿐”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이는 지난 3일 문 대통령이 싱가포르채널뉴스아시아(CNA)와의 인터뷰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이 안보동맹으로 발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힌 것과 맥이 닿아 있다.

문 대통령의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을 수행 중인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일본의 경우 인도ㆍ퍼시픽 라인이라고 해서 일본, 호주, 인도, 미국을 연결하는 외교적인 라인을 구축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거기에 편입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말해 논란이 일었다. 전날 한미 공동언론발표문의 “한미동맹이 인도ㆍ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과 번영을 위한 핵심 축”이라는 표현과 배치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러자 청와대 측이 한미 정상회담의 뒷얘기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에 앞서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자유롭고 열린 인도ㆍ태평양 전략’을 추진한다는 데 합의했다. 이는 아베 총리가 지난해 8월 처음 공개한 구상으로, 중국의 해양 진출을 견제하기 위해 미국과 일본은 물론 호주와 인도를 포함시켜 안보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해 북한 도발에 대응하는 한미일 3국 안보협력에는 적극 참여하지만 안보동맹으로 발전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우려하는 국민정서와 배치될 수 있고, 해빙 관계에 접어든 중국과 또다시 갈등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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