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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강수량 불과 6㎜” 말라붙은 인천 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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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강수량 불과 6㎜” 말라붙은 인천 섬들

입력
2017.05.3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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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량 30년 평균치의 38% 수준

8월 전망도 평년 비슷하거나 적어

소연평도는 해군이 식수 운반

“관정도 한계.. 물 저장시설 필요”

해군 2함대 장병들이 16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에서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급수관로를 연결하고 있다. 옹진군 제공
해군 2함대 장병들이 16일 인천 옹진군 소연평도에서 생활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급수관로를 연결하고 있다. 옹진군 제공

인천 옹진군 덕적면 소야도 김형남(50) 이장은 최근 밤잠을 설치는 일이 잦다. 밤낮 없이 휴대폰에 뜨는 관정 저수위 경보 때문이다. 지하수를 퍼 올리는 관정이 섬에 2곳이 있는데, 이중 1곳이라도 물 탱크 수위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김 이장의 휴대폰이 울린다.

김 이장은 30일 “관광객이 들어오는 주말을 포함해 매주 수차례 알람(경보)이 뜬다”라며 “그러면 한밤 중이라도 산속에 있는 관정까지 가서 사용 중인 관정을 다른 관정으로 바꾸는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야도는 하루 1시간씩만 물 공급이 이뤄지는 소청도 등과 달리 제한 급수 조치는 이뤄지지 않지만 우물이 말라 농업용수가 부족한 상황이다.

김 이장은 “3주 전에 단호박 재배에 쓰던 우물이 말라 밭에서 400여m 떨어진 30년 전 쓰던 우물을 다시 파서 물을 주고 있다”라며 “보는 앞에서 작물이 말라 죽는데 해갈이 안돼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인천 섬 지역이 심각한 물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비 구경하기가 힘들면서 지하수가 말라 농업용수는 근근이 해결하고 먹는 물은 뭍에서 가져와 해결하는 지경이다.

관정 개발이나 빗물을 모아 쓰는 것도 한계에 부딪혀 외부에 물 공급을 요청하는 곳도 늘고 있다. 이틀에 한번 30분씩 제한 급수를 했던 소연평도는 화물선을 통해 생활용수와 병입 수돗물인 미추홀참물을 공급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해군2함대사령부 물 운반선도 물을 날랐다. 대청도 소이작도 시도 소야도 굴업도 백아도 울도 등은 이달 들어 식수가 모자라 인천시 상수도사업본부에 미추홀참물 공급을 요청했다.

한 섬 주민은 “섬에선 생활용수나 식수나 수원이 같다”라며 “관정을 파는 것도 한계가 있기 때문에 수요가 적을 때 물을 보관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시설이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옹진군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백령도의 5월 강수량은 10㎜로 최근 5년 평균(60㎜)의 6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올해 누적 강수량도 67.8㎜로 최근 30년 평균치(178.6㎜)의 38% 수준이다. 연평도와 자월도 5월 강수량도 6㎜, 14㎜로 예년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31일 백령도 등에 비 예보가 됐지만 강수량이 1~4㎜에 불과해 해갈은 역부족인 상황이다. 기상청은 인천지역 6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고 7월과 8월에도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겠다고 어두운 전망을 내놨다.

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모내기는 겨우 마무리했지만 앞으로도 비가 오지 않으면 논에 가둬둔 물이 마를 것”이라며 “비가 와야 가뭄 피해가 해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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