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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희숙
번역가

등록 : 2017.08.02 14:03
수정 : 2017.08.03 07:52

“동물 희생대신 인조모피를” 호소 나선 사람들

등록 : 2017.08.02 14:03
수정 : 2017.08.03 07:52

세계적인 패션모델이자 동물보호활동가인 지젤 번천이 인조 모피를 입은 채 새끼 캥거루와 토끼를 안고서 '보그 파리' 8월호 표지에 등장했다. 보그 파리 홈페이지(왼쪽), 이네즈앤비누드 인스타그램

전 세계 패션 동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패션 잡지 보그 파리는 8월호 표지에서 모피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렸습니다.

동물보호활동가로도 활동하는 세계적 모델 지젤 번천이 인조 모피를 입은 채 새끼 캥거루, 여우, 토끼 등의 동물을 껴안고 동물들의 모피를 사용한 패션에 대한 비판을 한 겁니다.

이번 호 표지의 촬영을 담당한 사진작가 이네즈 씨와 비누드 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 계정에 “인조 모피는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라는 것을 강조했다”며 “이제 세계 유명한 디자이너들도 아름다운 인조 모피 코트를 제작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이번 호 발간 직전 보그 재팬도 전직 슈퍼모델이며 환경운동가인 에바 시브다사니 씨를 인터뷰하며 모피 문제를 언급했는데요. 인터뷰에서 에바 씨는 “이전엔 동물보호에 대한 인식이 낮아 모델들이 모피를 입으면서도 죄의식을 갖지 않았다”며 모델이었던 시절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한 촬영에서 제가 먼저 모피 입기를 거부하자, 다른 모든 모델들도 그 자리에서 촬영을 거부한 일이 있습니다. 스태프와 의뢰인은 화를 냈지만, 제가 모델 시절 했던 일들 중 가장 자랑스러운 일입니다. 문제점을 알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해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는 매우 값진 것입니다."

에바 씨가 모델로 활약했던 70~80년대와 비교하면, 지금은 많은 사람이 모피로 인한 동물학대 문제를 인식하고 있습니다. 에바 씨나 지젤 번천처럼 모피에 대해 '노'라고 분명히 말할 수 있는 모델이 앞으로 더 늘어날지도 모릅니다.

패션 잡지 보그는 전 세계 16개국에서 발간되며, 모델 지젤 번천은 미국에서 가장 높은 모델료를 받으며 수많은 TV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20개국 이상 국가의 브랜드 광고에 등장하는 등 영향력 있는 인물입니다. 보그와 지젤 번천이 힘을 합쳐 모피 상품에 경종을 울린 이번 일을 계기로, 그 동안 무분별하게 모피를 소비한 전 세계 패션 업계에도 동물 보호 메시지가 전파되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일부 용감한 모델뿐만 아니라 패션업계와 지역사회 역시 이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최근 패션 브랜드 아르마니가 모피 사용 중단을 선언했고,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는 모피상품을 판매하지 않는 유럽 최초의 ‘퍼 프리(Fur-free)’ 쇼핑 거리가 탄생했습니다. 또한 지난 6월엔 온라인 쇼핑몰 육스 네타포르테 그룹이 “동물성 모피상품을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도 했습니다.

네덜란드의 암스테르담에는 모피상품을 취급하지 않는 유럽 최초의 '퍼 프리' 쇼핑 거리가 조성됐다. 퍼프리 얼라이언스 홈페이지

이외에 인도에서는 여우나 밍크 같은 동물의 모피 수입을, 스위스는 바다표범의 모피 수입 판매를 금지했고, 체코공화국 하원에선 모피농장 금지령을 통과시키는 등 모피 폐지 움직임은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습니다.

한희숙 번역가 (pullkkot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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