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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회동 파장… 어그러진 트럼프 선거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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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회동 파장… 어그러진 트럼프 선거구상

입력
2018.07.19 18:03
수정
2018.07.19 23:17
18면
0 0

# 푸틴 두둔 발언으로 여론 부글

트럼프는 해명 때마다 헛발질

민주당 “美 팔아먹은 사람” 공격

# 트럼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도

러시아 논리 대변… 비판 봇물

인터넷에선 ‘반역’ 검색 늘어

#"가짜뉴스, 러와 대립 원하는 듯"

트윗 날리며 언론에 책임 전가

푸틴 "미 일각, 당파적 이익 위해

미러 회담 폄하" 트럼프 편들기

그림1 미러 정상회담 직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몰려든 시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반역자라고 표현한 피켓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어나니머스 트위터 캡처
그림1 미러 정상회담 직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 몰려든 시민들이 트럼프 대통령을 반역자라고 표현한 피켓을 들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어나니머스 트위터 캡처

“댐이 무너졌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밥 코커(공화ㆍ테네시) 미 상원 외교위원장은 미ㆍ러 정상회담 이후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상황을 이렇게 요약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두둔 발언으로 미 조야가 들끓은 가운데 여론에 떠밀려 해명을 할수록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미 중간선거에서 대외정책은 통상 큰 변수가 되지 않지만, 민주당이 모처럼 잡은 호재를 물고 늘어질 것으로 보여 이번 파동이 집권 1기 후반 트럼프 행정부의 정국 주도권을 좌우할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날 ‘사람을 위해’(For the people)라는 문구를 중간선거 슬로건으로 발표하면서 지지자들에게 발송한 이메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을 팔아먹은 사람으로 묘사했다.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야 할 나라 대신 푸틴 대통령의 관심사를 선택했다”며 “우리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민주당에 기부하라”고 주문했다. 낸시 펠로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도 미러 정상회담에서의 트럼프 대통령 행태를 “평생 목격한 가장 큰 민주주의의 위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규탄하기 위해 즉시 행동하라”고 주장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에게는 이 모든 것들이 ‘트럼프 발작 증후군’으로 보일 것”이라며 지지층이 크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코커와 같은 사람들도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고 나선 점에서 이전과는 다르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라스무센에 따르면 미ㆍ러 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열렬한 지지 비율이 2% 포인트 감소한 반면 반대 비율은 2% 포인트 상승했다.

상황이 이런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점수를 까먹는 분위기다. 이날 ‘러시아가 미국을 여전히 겨냥하고 있다고 생각하느냐’는 기자 질문에 러시아를 두둔하는 듯 “아니다(NO)”라고 응답했다. 전날 “푸틴 대통령 옹호 발언이 단어를 잘못 말한 실수”라고 해명해 후폭풍이 인데 이어 논란이 재점화하자 백악관은 서둘러 수습에 나섰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는 뜻으로 ‘노’라고 말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통령과 행정부는 러시아가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매우 노력하고 있다"며 "(러시아의) 위협은 분명코 여전히 존재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를 막기 위해 우리도 조치를 취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돌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인 몬테네그로를 비판하며 나토의 집단 안보 조항을 문제 삼아 논란을 키웠다. 몬테네그로 국민을 “공격적”이라고 규정하고 나토의 집단 안보 원칙 때문에 “공격적인 몬테네그로가 침공을 받으면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이 나오자마자 나토 집단안보 원칙을 깨고 러시아의 논리를 대변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인터넷 공간에서도 분위기 악화가 감지되고 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행태를 미 언론이 ‘반역적’이라고 표현한 이후 17일 오후 기준 ‘반역(treason)’이라는 단어를 검색한 횟수가 2,943% 늘었고, 트위터에도 반역이라는 말이 120만번이나 사용됐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책임을 언론에 돌리며 ‘가짜뉴스’ 타령을 하고 있다. 19일 오전에 올린 트위터에선 “가짜뉴스 매체들이 러시아와 전쟁으로까지 갈 수 있는 대립을 몹시 원하고 있다”며 “내가 푸틴과 좋은 관계를 맺게 될 것이란 사실을 싫어하고 있지만, 우리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 잘 지내고 있다”고 적었다. 이 와중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 내 일부 정치 세력이 당파적 이익을 위해 미러 정상회담의 성과를 깎아 내리고 있다고 트럼프 대통령 편을 들어줬다. 그는 “국가이익보다 자신들의 야망을 위해 미러 관계를 쉽게 희생시킬 준비가 된 세력이 미국에 있다”고 주장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미의회 야당인 민주당이 지지자들에게 보낸 기부 독려 이메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민주당에 기부하라고 적혀 있다.
미의회 야당인 민주당이 지지자들에게 보낸 기부 독려 이메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민주당에 기부하라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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