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인 스키 슈퍼대회전에서 깜짝 금메달을 차지한 에스터 레데츠카(23ㆍ체코)가 주 종목인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에서도 정상에 올랐다. 동계 올림픽 사상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에서 동시에 메달을 딴 선수는 그가 처음이다.
레데츠카는 24일 강원 평창군 휘닉스 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평행대회전 결승에서 젤리나 외르크(독일)를 0.46초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는 이달 17일 알파인스키 여자 슈퍼대회전에서 디펜딩 챔피언 안나 파이트(오스트리아), 린지 본(미국) 등을 제치고 금메달을 따내 대회 최고의 화제를 낳은 데 이어 2관왕이 됐다. 이로써 그는 동계올림픽 최초로 알파인스키와 스노보드에서 모두 메달을 따낸 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국제스키연맹(FIS) 세계선수권대회 평행대회전에서 우승하고 올 시즌 월드컵에서도 이 종목 선두를 달리는 레데츠카는 평창올림픽에 스노보드는 물론 알파인스키에도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스노보드와 알파인스키를 동시에 출전한 것부터 이미 최초였다.
레데츠카는 이날 시상식 후 기자회견에서 고글을 착용한 채 들어왔다. 지난 17일 알파인 스키에서 우승한 그는 고글을 벗지 않은 채 인터뷰에 응했는데 “이렇게 인터뷰를 하게 될 줄 모르고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다”고 그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이날 주 종목인 스노보드에서 우승을 차지하고도 역시 고글을 벗지 않은 채 인터뷰에 임해 이를 둘러싸고 질문이 쏟아졌다.
레데츠카는 “오늘 아침에 너무 일찍 일어났는데, 생각 해보니 화장을 하기 위해 일찍 일어났다는 건 말이 안 되는 거 같았다”고 아리송한 대답을 내놨다. 이어 ‘고글을 벗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그것이 트레이드마크인가?’라고 재차 질문이 들어오자 이번에는 “여러분들이 여기에 적응을 해야 한다”고 말하며 웃어넘겼다.
끝으로 레데츠카는 “한국에서의 추억을 평생 잊지 못 할 것 같다”며 “사람들도 너무 좋고 대회 준비도 굉장히 잘 한 거 같다. 3개의 스키장 모두 다 가서 경기했는데, 코스가 모두 좋았고 훌륭한 경기장에서 경기해 매우 행복했다”고 말했다.
평창=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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