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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커지는 '호남계 집단 탈당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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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커지는 '호남계 집단 탈당론'

입력
2017.11.17 15:2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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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국회 본청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7일 국회 본청 당 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 연합뉴스

바른정당과의 합당 여부를 둘러 싼 국민의당 내홍이 호남계 집단 탈당론으로 번지고 있다. 일부 강성 호남계 의원들 사이에서 거론됐던 별도 원내교섭단체 구성 주장이 호남 중진 의원들의 입에서도 공공연히 나오는 등 사실상 결별을 위한 여론전이 시작된 모양새다. 국민의당 분열 여부는 오는 21일 진행될 끝장 토론 형식의 의원총회를 거치면서 윤곽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

호남 탈당론은 안철수 대표의 당권 경쟁자였던 천정배 의원 발언으로 확산됐다. 천 의원은 17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바른정당에 대해서 여러 기대를 갖고 있었지만 적폐정당이라고 할 수 있는 자유한국당과 거의 차이가 없다”며 “그 당 하고 합친다는 것은 개혁연대가 아니라 정반대의 적폐연대로 바꿔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천 의원은 또 “안 대표가 국민의당을 소멸의 길로 끌고 가려 하고 있다”고 안 대표를 직접 겨냥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나라를 해롭게 하는 반개혁 적폐연대의 길인데 결코 함께 갈 수 없다”며 “(21일 의총에서) 철저한 노선투쟁이 있어야 할 것이고 그에 따르는 국민과 당원들의 결정이 있을 수 있다”며 결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호남 중진인 조배숙 의원도 탈당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안 대표가) 당내에선 더 이상 통합 논의는 없다는 식으로 비추고서는, 밖에서 다른 메시지를 내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옛사람들이 말하길 ‘화류정은 석 달이요, 본댁정은 백 년’이라 했다”며 “안 대표의 바른정당과의 통합 의지는 첫사랑 호남을 버리고 짝사랑 유승민을 선택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조 의원은 또 “더 이상 모호한 태도로 당이나 안 대표나 또 소속의원들이나 유권자들을 기만하거나 호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가 호남을 포기하든, 호남이 안 대표를 버리든 결정을 해야 할 때가 다가왔다는 취지다.

호남 중진들까지 나서 탈당론을 언급하자 당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특히 호남계는 물론 초재선 의원들에게 영향력이 큰 박지원 전 대표마저 16일 tbs 라디오에 출연해 “저능아”, “그림을 못 그린다” 등 안 대표를 겨냥한 독설을 퍼붓고, “우리의 정체성을 짓밟는다면 나갈 데가 있다”고 결별 가능성을 언급해 혼란은 더욱 가중되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열리기로 한 제2창당위원회 회의가 취소된 것을 두고 당 안팎에선 안 대표를 향해 호남 의원들이 집단 항의를 시작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당의 한 의원은 “당장 갈라서기에는 안철수계와 호남계 모두 치러야 할 정치적 비용이 너무 커 일단 의총까지는 상대 계파를 압박하는 여론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탈당과 분당의 경우 안철수계와 호남계 모두 비교섭단체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고, 선도 탈당이나 분열을 먼저 행동한 계파가 호남으로부터 배척 받을 가능성도 높아 한동안은 기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 대표는 호남계의 격렬한 반발에도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에서 대다수가 동의한 것처럼, 정책연대부터 하고 향후 선거연대나 통합을 논의할 수 있다는 원론적 얘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21일 의원들과의 끝장토론을 시작으로 당내 의견 수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의원들이 (통합을)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의원총회에서 (통합 결정에 대한) 끝장이 나지 않을 것”이라며 의총에서 별다른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향후 여론조사 등을 진행할 뜻이 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다만 안 대표는 일각에서 제기된 자유한국당까지 포함한 ‘빅텐트론’에 대해선 “절대로 가능성이 없다”며 “더불어민주당과 함께 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한국당과도 손을 잡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호 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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