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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학살은 세계가 알지만 위안부는 잘 모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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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인 학살은 세계가 알지만 위안부는 잘 모르죠”

입력
2017.09.2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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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위안부 콘텐츠공모전서

대상 받은 프랑스인 아나밸 고도씨

“한국 살 때 얘기 듣고 충격

만화 통해 피해자 돕고 싶어”

아나밸씨가 그린 '위안부' 만화의 한 장면. 서울시 제공
아나밸씨가 그린 '위안부' 만화의 한 장면. 서울시 제공

“프랑스에서는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2차 세계대전에 대해 굉장히 많은 것을 배웁니다. 그래서 프랑스 내 유대인 학살에 대해서는 항상 가슴 깊이 새기고 있지만 한국에서 어떠한 일들이 벌어졌는지에 대해서는 모릅니다.”

프랑스인 아나밸 고도(27)는 만화 ‘위안부’를 그리게 된 계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고도는 서울시가 개최한 일본군 위안부 콘텐츠공모전에서 23일 대상을 받았다. 15팀의 수상자 중 유일한 외국인이다. 고도가 그린 만화는 총 18장으로 위안부 생존자들의 증언을 종합해 재구성했다. ‘돈을 벌 수 있다’는 식의 거짓 유혹이나 납치로 끌려간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가상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그려 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모르는 프랑스를 포함한 여러 유럽 국가를 상대로 기획한 만화”라며 “프랑스인들에게 그들이 모르는 2차 세계대전의 부분을 보여 주고 한국인들에게는 외국인의 시각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공모전은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에 힘을 실어 주자는 취지로 열렸다. 영상, 만화 등 74점의 작품이 접수됐다. 심사위원인 김형배 우리만화연대 회장은 “우리 역사를 바르게 알리고 선명하게 기억하려는 의지, 독특한 아이디어, 신선한 발상이 드러나는 수준 높은 작품들이 많았다”며 “특히 대상작은 주제이해도, 창의력, 작품완성도에서 심사위원의 호평을 받았다”고 말했다.

고도가 그린 '위안부' 만화의 한 장면. 서울시 제공
고도가 그린 '위안부' 만화의 한 장면. 서울시 제공

고도는 프랑스 소도시 블로와에서 자라 리옹의 예술학교에서 일러스트 만화를 전공했다. 고등학생 때 인터넷 영상을 보고 한국에 호기심을 갖게 돼 2012년 이후 세 차례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에 머물면서 애플리케이션회사 인턴, 대학교 한국어학당 수업을 이수했다. 웹툰 플랫폼인 레진코믹스에 ‘아나밸과 대한민국’이란 제목으로 한국에서의 경험을 소재로 한 웹툰을 연재하기도 했다. 이번 공모전에는 친구의 제안으로 참가하게 됐다.

고도는 한국에 거주할 당시 처음 위안부의 존재에 대해 알게 됐다고 했다. 그는 “사람으로서 또 여성으로서 이 사건에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며 “이후 졸업작품으로 위안부 문제를 주제로 선정할 만큼 제게 굉장히 중요한 것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위안부 문제를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피해 여성들을 돕고 싶다”며 “만화가 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외에도 공모전 최우수상에는 대학생 단체 ‘400㎞ Family’의 영상물 ‘오늘의 기록, 내일의 기억’과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재학 중인 정해지씨의 만화 ‘눈물’이 선정됐다. 시는 이번 공모전에 출품된 작품들을 서울시의 위안부 관련 기념 사업 홍보 자료, ‘기억의 터’ 역사 교육 자료집 제작에 활용할 예정이다.

한국, 중국 등 8개국 14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국제연대위원회는 위안부 기록물의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5월 유네스코에 2,744건의 기록물을 신청했으며 다음달 최종 결정을 앞두고 있다. 송옥진 기자 click@hankookilbo.com

서울시 일본군 위안부 콘텐츠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프랑스인 아나밸 고도씨. 서울시 제공
서울시 일본군 위안부 콘텐츠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한 프랑스인 아나밸 고도씨. 서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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