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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 연주·마임 곁들인 퍼포먼스… 모멸감 드러내고 치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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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악 연주·마임 곁들인 퍼포먼스… 모멸감 드러내고 치유하기

입력
2015.04.1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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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와 예술은 모멸감을 치유하고 극복하는 데에도 도움을 준다. 9일 ‘모멸감’ 북콘서트가 저자 김찬호 성공회대 초빙교수의 강연뿐만 아니라 현악4중주단의 연주와 마임 공연까지 곁들여 진행된 것은 ‘모멸감’의 속성을 드러내 주는 수단인 한편 모멸감을 치유하는 수단이 되기 때문이다. 말이 아닌 퍼포먼스로 대안을 제시한 셈이다.

이날 마임 연기를 한 조성진씨는 때론 분명한 의미의 움직임을 보여주었고 때론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은유적 동작을 엮어가기도 했다. 관객들은 상상력을 동원해 소통을 했다. 조씨는 이러한 예술을 통해서 현실을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해법을 발견할 수 있는데 그것이 바로 예술을 통해서 가능하다”고 했다. 마임을 연기할 때 갇혀 있던 세계에서 벗어나 다른 세계로 진입해 다른 시각과 해법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씨는 굿을 예로 들며 “무당이 굿을 하는 것을 이들이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구라(거짓말)’ ‘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슨 말이든 하면서 소통할 수 있다”며 이것이 오히려 표현이 어려운 속마음을 드러내고 소통하는 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실을 초월한 예술과 놀이가 모멸감 치유의 수단이 되는 이유다.

낯선 타인과 함께하는 놀이 또는 예술이 의외의 소통과 위로의 열쇠가 될 수도 있다. 조씨는 “극장에서 공연을 하면 이미 기대한 관객이 오지만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면 전혀 알지 못하는 타인의 삶과 조우하고 소통한다는 느낌이 든다”며 “이런 자리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사회적 지위를 떠나 본래의 얼굴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놀이나 예술을 통해 타인과 소통하는 기회를 확대함으로써 모멸감을 극복할 것을 제안했다. “늘 만나는 사람은 취향과 세계관이 비슷하지만 낯선 사람에게선 전혀 모르는 정보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자존감이나 삶의 재미도 이렇게 낯선 타인들과 어울러지면서 더욱 커지는 게 아닐까요. 그럴수록 모멸감을 주는 일도 줄어들 테고요.” 고경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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