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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폼페이오 2차 방북···주목되는 북미정상회담 막판 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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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폼페이오 2차 방북···주목되는 북미정상회담 막판 조율

입력
2018.05.09 19:0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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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비핵화 입장차, 중국 역할확대 속

폼페이오, 北과 정상회담 의제 등 담판

정부, 이상징후 속 ‘숨은 악마’ 경계해야

역사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관련국 간 막판 조율 움직임이 분주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0여일 만에 중국을 깜짝 방문한 데 이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최종 담판을 위해 평양을 다시 찾았다. 북미 사이에 난기류가 감지되는 가운데 폼페이오 장관의 2차 방북이 돌파구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남북미 3자 구도에 중국이 가세하면서 비핵화 방정식이 더 복잡해짐에 따라 가변적 상황에 대한 우려마저 나온다. 문재인 정부의 책임과 역할이 그만큼 더 막중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의 재방북을 둘러싼 환경은 나쁘지 않다. 공교롭게도 김 위원장의 깜짝 방중과 겹쳐 궁금증을 자아냈지만 청와대를 축으로 김 위원장 방중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일정이 모두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방북에서 북미정상회담 의제 등을 최종 확정하고, 북한 억류 미국인 3명과 함께 동반 귀국길에 올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 일정이 마련됐다. 장소와 시간, 날짜가 정해졌다”고 밝힌 만큼 폼페이오 장관 귀국시 북미정상회담 일정과 장소가 발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회담 핵심 의제인 비핵화 방법론은 여전히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시진핑 주석을 만난 자리에서 단계적ㆍ동시적 해법을 거듭 강조했지만 미국은 요지부동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북길에 동행한 취재진에게 “우리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제재를 풀지 않을 것이며 조금씩 진전하는 방식으로는 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각국이 본질적으로 경제 제재를 풀 수밖에 없다”며 단계적 접근에 선을 그었다. 북미가 비핵화 원칙에서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시사한 것인데, 이런 상태라면 북한 비핵화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논의하는 단계로 넘어갈 수 없다.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 핵협정 파기 선언도 북미 핵 담판의 변동성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존 볼턴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탈퇴 선언은 불충분한 합의는 수용할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북한에) 보낸 것”이라며 “우리 요구는 북한이 1992년 남북한 비핵화 공동선언으로 돌아가 핵연료의 전면과 후면을 제거하는 것, 즉 우라늄 농축과 플루토늄 재처리 (포기)"라고 공개 선언했다. 불완전한 핵폐기에 대한 불신을 드러낸 것으로 북한 비핵화 로드맵의 문턱이 또다시 높아진 셈이다.

김 위원장의 방중으로 부상한 중국 역할론은 양날의 칼이다. 중국은 향후 비핵화 담판에서 북한의 이탈을 방지할 수 있는 최종 방어막인 동시에 평화협정 전환 과정의 핵심 관련국이다. 그럼에도 상호 이해가 맞아떨어진 북중 간 결속으로 비핵화 담판이 ‘한미 대 북중’이라는 전통적 대결 구도로 빠질 수 있어 우려스럽다.

폼페이오 장관의 막판 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북미정상회담은 가시권에 접어든다. 트럼프 대통령이 성공 분위기를 띄우고 김 위원장이 전례 없이 적극적 태도를 보이는 만큼 지금의 이상징후를 과잉 해석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회담 일정과 장소 공개가 계속 늘어지면서 회담 불발에 대한 우려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회담을 둘러싼 변동성이 확대된 만큼 중재자 역할을 자임한 문재인 정부의 적극 대처가 긴요해졌다. 디테일에 숨은 악마를 경계하면서 세심한 상황 관리로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을 견인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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