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북 ICBM 도발, 레드라인 밟았다

알림

북 ICBM 도발, 레드라인 밟았다

입력
2017.07.04 21:00
0 0

美 독립기념일 맞춰 발사

“고도 2802km 상승 933km 비행”

사거리 1만km 육박 추정

한반도 정세 심각한 위협으로

북한 조선중앙TV가 4일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TV가 4일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 장면. 연합뉴스

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을 공식 발표했다. 사거리 8,000~1만㎞로 추정되는 북한의 ICBM은 미국 서부지역까지 사정권에 포함돼 한반도 정세에 심각한 위협요인으로 급부상했다. 미국 독립기념일(7월 4일)을 정면 겨냥한 북한의 ICBM 도발이 미국이 설정한 레드라인에 근접하면서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와 압박이 예상된다.

북한은 이날 오후 조선중앙TV 특별중대보도를 통해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39분간 비행해 동해 공해상의 설정된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하였다"고 주장했다. 중앙TV는 이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위한 최종관문인 이번 시험발사의 단번 성공은, 세기를 두고 강력한 국방력을 갈망해 온 우리 공화국의 역사에 특기할 대경사, 특대사변”이라고 한껏 치켜세웠다.

앞서 우리 합참은 “북한이 오전 9시40분쯤 평안북도 방현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해 930여㎞를 날아갔다”고 밝혔고,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이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EEZ) 안에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북한은 또 발사각을 최대한 끌어올린 ‘최대 고각발사' 방식으로 미사일을 쏴 정점고도 2,802km까지 상승해 933km의 거리를 비행했다고 공개했다. 통상 미사일의 사거리는 최대고도의 3, 4배 가량이어서, 정상각도로 발사할 경우 1만㎞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 발표에 따르면 화성-14형 미사일은 최소 미국 서부, 최대 중부 내륙까지 겨냥할 수 있다. 미 헤리티지 재단은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서 “북한이 사거리 1만㎞의 미사일을 쏠 경우 미 전체 인구의 38%인 1억2,000만 명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중대 발표에 이어 화성-14형의 발사 사진 11장을 공개했다. 화성-14형은 한 축 바퀴가 8개짜리인 이동식발사대(TEL)에 실려 운반ㆍ분리돼 지상 고정장치에 수직으로 세워져 발사됐다. 북한은 그러나 발사 영상은 공개하지 않았다.

국방 당국은 그러나 북한이 사거리 8,000㎞ 이상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 하더라도 ICBM의 실전운용 단계까지 나가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방 당국 관계자는 “ICBM이 실질적으로 표적을 타격하려면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필요하다”며 “특히 핵무기를 장착하기 위해서는 소형화 단계까지 나가야 한다”고 실전운용에는 부정적 평가를 내렸다. 다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이 1월 신년사에서 “ICBM 시험발사가 마감단계”라고 공언한 이후 지속적으로 미사일 능력을 높여왔다는 점에서 핵탄두 소형화를 완성하기 위한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북한의 ICBM 시험 발사로 한반도 정세 또한 격랑 속으로 휘말리게 됐다. 핵무기로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수준의 ICBM은 미국 자체의 안보 위협인 동시에,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개입을 견제함으로써 한미동맹을 균열시킬 수 있는 '게임 체인저'(전략적 균형을 깰 수 있는 무기)를 의미한다. 결국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종료 사흘 만에 회담 공동성명에 담긴 대북 공조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할 중대한 과제를 떠안게 됐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