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연매출 15억 스타트업이 말하는 '생존' 노하우

알림

연매출 15억 스타트업이 말하는 '생존' 노하우

입력
2017.04.13 13:39
0 0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힘든 세상이다. 12일 구글플레이 매출 TOP 20 중 신생 개발사의 게임은 단 하나. 범위를 TOP 50위까지 확대해도 3개에 불과하다. 신작이 씨가 마른 온라인 쪽은 말할 것도 없다.

상황이 이러니 스타트업은 게임을 만들 때도, 만들고 나서도 고생이다. 가뜩이나 모든 것이 부족한 스타트업 환경, 자금을 확보하긴 더 어려워졌고 덩달아 게임을 완성하기도 힘들어졌다. 고생해서 게임을 만들어 시장에 내도 대형회사의 게임들에 치여 제대로 빛 보기도 힘들다.

이런 험난한 상황 속에서 스타트업은 어떻게 살아남아야 할까? 지난해 <드루와던전>을 출시해 서비스 첫 해에 15억을 번 ‘퀘스트게임즈’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퀘스트게임즈 이민기 대표가 창립 3년, 게임 서비스 1년 간 배운 것들을 정리했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디스이즈게임 제공

# 인사가 만사!

스타트업의 창업 멤버는 창업 아이템만큼, 아니 어떤 의미에서는 아이템보다도 더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을 차릴 때 어떤 사람과 함께해야 할까?

0순위는 ▲ '실력'이다. 0순위라고 표현한 이유는 기본이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은 기존 회사에 비해 필연적으로 돈과 시간이 부족할 수 밖에 없다. 스타트업은 이렇게 부족한 자원을 가지고 어떻게든 게임을 만들어 시장에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창업 멤버들의 실력이라도 뛰어나야 한다.

다음은 ▲ '성향'이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개인주의적인 사람이 일하기 힘든 곳이다. 태생 상 돈과 시간에 쫓기며 개발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슬프지만, 필연적으로 야근이나 주말 근무 같은 '희생'을 구성원들에게 요구할 수 밖에 없다. 이런 곳에서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한 사람이 일한다는 것은 회사에게나, 개인에게나 모두 불행한 일이다.

최소한 창립 멤버(고용인이 아니라 파트너)만큼은 회사에 책임감을 가질 수 있는 이와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실력은 평범하지만 이타적인(?) 사람, 실력은 최고지만 개인주의적인 사람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전자를 고를 정도다. 실력은 동료들이 보조해 줄 수 있지만, 스타트업과 맞지 않는 성향은 잘못하면 회사를 와해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은 ▲ '궁합'이다. 사람들이 함께 만드는 작업물은 '1+1=2'라는 규칙이 통용되지 않는다. 구성원 궁합이 맞으면 5, 10의 결과를 만들 수도 있고, 궁합이 맞지 않으면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특히나 제대로 된 시스템이 갖추기 힘든 스타트업 환경에선 인간관계의 단점이 더 부각되기 쉽다. 때문에 멤버를 모을 때는 기존 멤버들과 궁합도 잘 고려해야 한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디스이즈게임 제공

# 팀이 아니라 '회사'

많은 팀이 '회사'로 거듭나는 것을 어려워한다. 회사가 되기 위해선 자본을 모으고, 각자의 지분을 정하고, 본격적으로 목표일정 대비 투자비용을 산출해야 하는 등 번거로운 일이 태산이다. 또한 본격적으로 '돈' 이야기가 오가기 때문에 구성원 간 갈등도 많이 생긴다.

하지만 이 번거로운 과정은 필수다. 회사가 되지 않고서는 모래알 같은 ‘케미’는 금방 사리지기 십상이다. 지분을 나누고 계약서를 써야 책임이 '체감'되고 책임범위도 보다 명확해진다. 적어도 내 돈을 (정말 솔직히 말해) 어떻게 될 지 모르는 회사에 투자하고 그 돈이 쓰이는 모습을 보게 되면, 없던 책임도 생기게 된다. 하다못해 돈이 다 떨어지기 전에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혹은 돈을 보충해야 한다는) 생각이라도 하게 된다.

이렇게 책임이 생기면 시야도, 마음가짐도 달라진다. 책임이 생기면 필연적으로 보다 현실적인 시야를 가지게 된다. 최소한 너무 큰 꿈 때문에 게임을 완성시키지 못하거나, 꿈만 보다가 팔리지 않을 게임 만들 확률은 줄어든다. 그리고 설사 개발 중 어려운 일이 닥치더라도, 그동안 내가 투자한 것 때문에라도 보다 나은 선택을 하게 된다. 성공은 몰라도, 최소한 살아남을 확률만은 높아진다.

그리고 살아남는다면, 기회는 언제든 잡을 수 있다. 스타트업은 원래 가진 것보다 부족한 것이 더 많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이니까.

디스이즈게임 제공
디스이즈게임 제공

# 내가 만들 수 있는 만큼 만들자

많은 이들이 창업을 하면 만들고 싶은 게임을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사람도, 돈도, 시간도 부족하다. 당연히 게임에 투입할 수 있는 자원도 적고, '만들 수' 있는 게임도 적다. 만들고 싶은 것이 있어도 여력이 되지 않아 만들지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문에 스타트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만들 수 있는 게임'을 선택하는 것이다. 만들 수 있는 게임이란 팀 개발자들의 역량은 물론, 게임을 만들 때 필요한 자본, 그리고 팀이 버틸 수 있는 시간 모두를 고려한 결과를 뜻한다. 이런 것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원하는 게임은커녕, 회사의 첫 게임조차 만들 수 없다. 그리고 결과물이 없는 회사는, 결과물이 흥행하지 못한 회사보다 더 나쁘다. 최소한 후자는 포트폴리오라도 남으니까.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돈 벌 수 있는' 게임이다. 속된 말이지만, 그만큼 중요한 일이다. 회사가 되는 순간, 아니 스스로 게임을 만들고 책임지기로 결정하는 순간부터 개발자는 경제 논리와 마주할 수 밖에 없다. 단순히 게임 하나를 서비스하며 '생존'하려 한다면 모르겠지만, 계속 더 좋은 게임을 만들려면 생존을 넘어 '성공'을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그리고 개발사의 성공은 당연히 먹힐만한 게임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된다.

만들 수 있는 게임, 성공할 게임을 정할 때 중요한 것은 '맹신'하지 않는 것이다. 스타트업은 언제 사람이 바뀔지 모르고, 돈이 떨어질지 모른다. 또 시장은 1년이 멀다 하고 트렌드가 바뀐다. 당연히 만들 수 있는 게임, 만들어야 하는 게임은 수시로 바뀐다. 스타트업은 한 번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나는 '하드코어' 모드다. 그리고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첫 작품을 완성하기도 힘들다. 내부 전략은 유연하게 가져가는 것이 좋다.

그림 4 디스이즈게임 제공
그림 4 디스이즈게임 제공

# 외부 행사는 피하기

스타트업의 대표, 이사 등이 되면 골방에서 개발만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지는 때가 온다. 강연에 나가 다른 개발자들 노하우도 들어야 할 것 같고, 모임에 나가 업계 다른 사람들도 만나 인맥도 쌓아야 할 것 같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밖에서 얻을 수 있는 것보다, 나가서 잃는 것이 더 많다.

스타트업은 필연적으로 돈과 시간, 손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다. 행사 나간다고 자리 비운 대표의 손도 아쉬울 정도다. 특히 이런 경향은 사람이 적은 스타트업 초창기일수록 더더욱 심해진다. 때문에 이민기 대표는 스타트업일수록 대표가 열심히 개발에 참여해 '진도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반면 행사에 나가 의미 있는 소득을 얻으리라는 보장도 없다. 회사가 인지하고 있는 문제라면 강연이나 행사보단 '구글'에서 더 빨리, 더 방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투자나 퍼블리싱, 시장 등 업계 동향에 대해 들으면 좋긴 하지만, 기반지식이 없다면 뜬구름에 홀려 지금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도 흔들리기 쉽다. 그나마 오프라인 행사의 강점이 있다면 '인맥'인데, 이것도 게임이 완성되기 전에는 큰 도움이 되기 힘들다.

때문에 게임이 완성되지 않았다면, 넉넉히 잡아도 개발이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면 외부 행사에 나가는 것은 최대한 지양하는 것이 좋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디스이즈게임 제공

# 퀄리티에 대한 고민

스타트업을 하다 보면 그래픽이나 게임 퀄리티를 타협하자는 유혹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소규모 개발이 유저들에게 이해받기란 쉽지 않다.

분명 2~3년 전에는 유저들도 관대한(?) 시선으로 소규모 개발 게임을 바라봤다. 하지만 이젠 상황이 달라졌다. 마켓에는 수많은 소규모 게임이 나와있고, 인터넷 방송에선 스트리머들이 양질의 유명 해외 소규모 개발작을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제 유저들에게 인디나 소규모 제작 게임은 너무 익숙해졌다.

이제 대부분의 유저들은 이런 게임을 대기업 게임에선 볼 수 없는 참신한 무언가를 기대하며 찾는다. 유저들은 소규모 개발 특유의 참신함은 물론, 그동안 대기업 게임을 보며 익숙해진 높은 품질의 그래픽이나 마감까지 요구한다. (정확히 말하면 대기업 게임에 익숙해진 눈이 낮은 퀄리티를 참기 힘들어졌다)

이제 소규모 개발작이 유저들에게 인정받으려면 참신한 게임성은 물론, 대기업 게임 못지 않은 겉모습과 완성도까지 갖춰야 한다. 이 중 어느 하나라도 모자라면 대기업 게임만 못한 게임성이라고 비난 받거나, 퀄리티 낮은 그래픽이나 완성도 때문에 게임성조차 평가 받지 못하고 외면 받기 십상이다.

때문에 스타트업 등 소규모 개발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한 최고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것이다. 기획을 할 때도 대기업 게임 + α를 고민해야 하고, 그림 하나를 그려도 유저를 끌어올 만한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래서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게임이 쏟아지는 모바일 시장에서 유저들 눈에 띌 수 있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디스이즈게임 제공

# 첫 빌드의 안정성이 '평생'을 좌우

'첫인상'은 누군가와의 관계를 평생 좌우하기도 한다. 이 첫인상의 중요성은 사람뿐만 아니라, 게임 또한 마찬가지다. 아니, 어떤 의미에서 게임의 첫인상은 사람보다 더 무거운 의미를 가진다.

보통 게임이 유저들에게 가장 많이 노출될 때는 갓 출시됐을 때다. 신작이라 홍보하기도 쉽고, 마켓도 비교적 관대한 기준으로 노출시켜 준다. 하다못해 마케팅이 필요하다고 자신과 파트너들을 설득하기도 쉽다. 많은 노출은 많은 유저, 그리고 많은 매출로 이어진다. 때문에 출시 초기는 그 게임의 매출이 가장 활발히 발생하는 시기 중 하나다.

하지만 스타트업에게 이 시기는 게임의 빌드와 서버가 가장 취약할 시기다. 아무리 쟁쟁한 게임을 만들었던 개발자라고 할지라도 스타트업을 꾸려 첫 게임을 내면 곳곳에 버그가 잔뜩이다. 적은 사람이 만들어 구멍은 곳곳에 있는데 반해, 버그를 잡을 사람은 너무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버그는 보통 오픈 때 몰려든 유저들에게 발견된다.

버그 때문에 업데이트 일정이 꼬이건, 유저들이 이탈하건 간에 어느 쪽으로든 게임의 매출과 인상(?)에 큰 악영향을 끼친다. 특히 이 '인상'이 중요하다. 이후 게임의 매출까지 좌우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사람은 첫인상이 나빠도 일이나 관계 때문에 계속 만나며 바뀔 수 있지만, 첫인상이 나쁘게 박힌 게임은 한 번 소문이 퍼지면 유저들의 손에 안 잡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게임을 해보지 않으면 첫인상도 바뀌지 않는다.

때문에 스타트업에 안정된 첫 서비스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초반 매출은 물론, 게임의 평생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이민기 대표는 이를 위해 개발 중에도 팀은 물론 친구나 가족 등 지인 모두에게 수시로 게임을 시켜 피드백을 받으며 '스파링'할 것을 권한다. 유저들은 개발자들이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꼼꼼하고 거칠고 격하기 때문이다.

또한 출시 전에도 최대한 서버와 빌드를 체크해 안정성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많은 게임사가 말하지 않아도 출시 전 이런 절차를 거치지만, 다시 한 번 이를 말한 건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만약 게임이 좋아 마켓 에디터 초이스에 올라갈 예정이라면 서버엔 더더욱 신경 써야 한다. 보통 에디터 초이스에 선정되면 서비스 중인 게임도 하루에 7~8만 가량의 유저가 몰려든다. 출시작이면 이 수가 더 커진다. 스타트업이 가벼운 마음으로 준비한 서버로는 감당하기 힘든 숫자다. 서버에 문제가 생기면 이 또한 유저 이탈이나 첫인상 악화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디스이즈게임 제공

# 사용자(유저) 대응, 여유 되면 '전문가'에게

개발자가 유저와 직접 소통하며 게임을 운영한다. 많은 개발자가 그런 로망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적지 않은 개발자가 그런 꿈 때문에, 혹은 손이 부족한 현실 때문에 그렇게 게임을 운영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득보다는 실이 많다.

분명 개발자와 유저가 직접 소통했을 때의 강점도 많다. 보다 빨리, 직접적으로 유저들의 요구를 파악할 수 있고, 그 덕에 게임의 개선도 빨라진다. 게임을 만드는 사람이 직접 소통하기 때문에 유저들에게 필요한 정보도 쉽게 줄 수 있고, 카페/게임 이벤트도 보다 효과적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분위기가 좋아지면 커뮤니티 내 유저들 사이에서 대세감이 형성돼 충성 유저도 생기기 쉽고, 커뮤니티가 성장해 검색 포털에도 잘 노출된다.

하지만 이러한 성과를 얻기까지 지나야 할 길은 결코 평온하지 않다. 유저와 소통한 것은 결국 유저의 감정을 접한다는 의미다. 그리고 유저 대부분은 개발자나 운영진에게 호의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 특히나 게임이 불안정한 초창기에는 더더욱. 문의 메일은 물론 카페 글도 상당수 험악한 어조로(심하면 욕설까지 섞여) 작성돼 있기 십상이다.

이런 감정을 날것으로 접하면 개발자의 감정 또한 온전히 유지할 수 없다. 그리고 감정의 흔들림은 개발이나 유저 대응 어느 쪽에서든 실수를 유발하기 쉽다. 그리고 이런 실수는 또다시 유저들의 노여움으로 이어진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때문에 스타트업은 카페와 같은 커뮤니티(≒ 유저와 접할 공간)를 만들 때부터 신중을 거듭해야 한다. RPG같이 공략 요소가 필요한 게임이라면 커뮤니티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큰 반면, 그렇지 않은 게임은 커뮤니티로 인한 이점보다 부담이 크기 십상이다. 이런 장르는 오히려 카페 같은 커뮤니티보단,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같은 공간이 더 좋다.

커뮤니티를 만들었을 때 유저 대응을 어떻게 담당하느냐도 중요하다. 만약 스타트업이 직접 유저 대응을 하길 원한다면 '운영 전문' 인력을 따로 두는 것이 좋다. 여기서 운영 전문 인력이란 최소한 유저들과 소통하며 '감정선을 유지할 수 있는', 그 일만 전문적으로 담당할 인원을 뜻한다.

직접 소통에 대한 욕심이 적고 회사에 여유가 조금 있다면, 적어도 고객관리(CS) 분야만은 외부의 전문 대행 업체에 위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대행업체의 비용은 한 달에 약 350만 원. 스타트업에게는 조금 부담이 가는 액수일수도 있지만, 이것으로 가장 격한 감정을 받아내야 하는 CS 업무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디스이즈게임 제공

# 매출의 급락? 그래도 답은 '유저'

게임을 운영하다 보면 꼭 한 번씩 유저와 수익을 두고 고민하는 경우가 생긴다. 대표적인 경우가 매출이 급락했을 때다. 이외에도 넓게 보면 밸런스나 이벤트, 운영 등에 대한 고민도 결국 이와 관련돼 있다. 그렇다면 답은 무엇일까?

극단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스타트업은 대부분의 경우 '유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간단하다. 스타트업에게 둘 중 더 얻기 힘든 자원(?)은 유저고, 수익은 결국 이 유저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스타트업이 유저를 확보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 돈이 넉넉해 홍보를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의 경우) 개발진이 유명해 홍보를 하지 않아도 알아서 소문이 나는 것도 아니다. 노출이 안되니 신작을 내도 다른 유명 개발사나 유명 게임에 묻히기 십상이다. 스타트업에게 유저란 이런 험난한 장애물을 뚫고 게임을 접하고 또 플레이까지 하는 이들을 뜻한다.

적은 유저를 짜내 수익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이후 더 많은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더 적은 유저로 더 많은 수익을 만들어낼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는 제살 깎기다. 설사 수익에 여유가 있어 홍보를 한다고 하더라도, 수익을 만들어낸 과정에서 생겨난 '나쁜 인상'까지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유저가 있다면 언제든지 제기할 수 있다. 큰 문제가 생겨도 유저가 있다면 적절한 대처 만으로 꺾이지 않을 수 있다. 게임의 수익은 결국 유저에게서 나오기 때문이다. 어지간히 심각한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유저를 먼저 생각하는 것이 좋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디스이즈게임 제공

#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

흔히들 스타트업을 이야기할 때, '건강'으로 미래를 산다고 이야기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부분의 스타트업은 어려운 환경에서 일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런 환경이니만큼 스타트업 종사들은 자신의 건강을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한다.

이것은 단순히 회사의 '자원'을 관리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스타트업도 거추장스러운 것을 다 털어내고 나면 사람이 '잘 살기 위해' 하는 것이다. 하지만 회사의 목표와 성공에만 신경 쓰다 보면 '잘 사는 것'에 대해 놓치기 쉽다. 스타트업은 '내 회사'기 때문에 이렇게 되기 더 쉽다.

적지 않은 이들이 '건강은 출시 하고 챙기자'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불가능한 일이다. 개발 중에는 회사의 자금과 개발 진척도만 신경 쓰면 된다. 하지만 일단 게임이 출시되면 앞서 말한 둘은 물론, 유저들의 동향, 시장의 변화, 마케팅 등등 신경쓸 것이 더더욱 많아진다. 개발 중 신경 쓸 수 없었다면, 출시 후에도 신경 쓸 수 없다.

이것 때문에 많은 이들이 몸의 건강을 상하기도 하고, 마음의 건강을 잃기도 한다. 이렇게 몸과 마음의 건강을 잃으면, 설사 그 덕에 목표를 이뤘다고 하더라도 삶이 공허해지고 불행해지기 쉽다. 회사든, 스타트업이든 결국은 '잘 살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 어떤 가치도 이보다 앞에 올 수 없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하게 신경 써야 할 것은 자신의 몸ㆍ마음의 건강이다.

디스이즈게임 제공 ▶원문보기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