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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고난도 수술로 의료한류 선도”.. 해외의료진도 배우러 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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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 고난도 수술로 의료한류 선도”.. 해외의료진도 배우러 와

입력
2017.12.11 20:00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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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6만건 고난도 수술 경험

‘아랍인의 밤’ 열어 고향 음식으로

향수병 달래는 등 고객 경험 관리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국내를 넘어 세계 탑 클래스 병원으로 성장한 서울아산병원의 의료기술로 국적과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평등하게 치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김영탁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은 “국내를 넘어 세계 탑 클래스 병원으로 성장한 서울아산병원의 의료기술로 국적과 인종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에게 평등하게 치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온 알하탈리 야세르(57)씨는 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2대 1 생체간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야세르씨는 당뇨병으로 인한 만성신부전과 중증 간질환으로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있었다. 동생과 조카의 간을 떼어내 야세르씨에게 이식한 2대 1 생체간이식은 기증자의 간이 단독 이식할 정도로 크지 않을 때 시행하는 유일한 수술법이다. 야세르씨는 아랍에미리트 현지에서 수술이 불가능해 수소문하다 미국이나 유럽보다 생체간이식 경험이 많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을 받게 됐다. 야세르씨는 내년 4월 말이면 아랍에미리트로 돌아갈 예정이다.

야세르씨처럼 서울아산병원에는 올해 90여개국에서 온 1만5,000여 외국인 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2,700여 병상을 갖춘 국내 최대 서울아산병원이 규모뿐만 아니라 의료의 질도 세계 유수 병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의료한류를 만드는 데 앞장 서고 있는 김영탁(61) 서울아산병원 국제진료센터 소장(산부인과 교수)을 만났다. 김 소장은 “우리 병원의 독보적인 치료성과나 수술결과가 해외에 알려지면서 러시아 중국 몽골 중둥 등에서 치료만 목적으로 입국하는 환자가 늘고 있고, 특히 중증 환자 비중이 높다”며 “2020년까지 해외 환자 100만명 유치라는 국가적 목표에 부응해 외국인 환자 진료역량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했다. 김 소장은 자궁근종, 자궁암, 난소암 등 부인암 치료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로 대한부인종양학회 회장이기도 하다. ‘권위적 자세를 버리고 국적, 인종, 성별, 종교에 관계없이 모든 환자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진료해야 한다’는 게 그의 진료철학이다.

-외국인 환자가 서울아산병원을 찾는 이유는.

“우리 병원이 세계 탑 클래스 병원이라는 걸 해외에서도 인정 받기 때문이다. 우리 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연간 6만건 이상의 고난도 수술을 진행한다. 특히 국내 암수술만 1년에 2만건이 넘었다. 우리 암병원 수술 실적은 2013년 1만7,467건, 2014년 1만8,508건, 2015년 1만8,815건, 2016년 1만9,506건으로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수술 실적도 세계 최고 수준을 넘었다. 미국 주간지 ‘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가 발표한 ‘베스트 병원 랭킹 2016~2017’에 암 치료 분야 1위 병원에 선정된 MD앤더슨 암센터는 654병상 규모에 수술 건수 8,407건을, 2위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 암센터는 578병상 규모에 수술 건수 9,191건을 기록했다.

우리 암병원은 수술 난이도가 매우 높은 복강경 수술 등 암수술에서 세계 최고다. 복강경 위암 7,500례, 유방암 3만례, 대장암 2만8,000례를 시행하는 등 국내는 물론 세계 탑 클래스로 인정받으면 ‘4차 병원’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장기이식이 우리 병원에서 자랑할만한 분야다. 우리 병원에서 시행한 간이식 수술 생존율은 97%(1년), 89%(3년), 88.5%(5년)로 장기이식 선진국인 미국의 간이식 생존율 88.7%(1년), 82.7%(3년), 79.7%(5년)보다 훨씬 높다. 특히 외과 수술 중에서도 가장 어렵다고 알려진 생체 간이식, 2대 1 간이식, ABO혈액형 부적합 간이식 등은 세계 최다 수술을 기록하고 있다. 심장이식도 우리 병원에서 국내의 절반 이상 시행하고 있다. 1년 생존율이 95%로 미국의 86%를 크게 앞서며, 세계 최고 심장이식 기관인 스탠포드대와 텍사스심장센터와 비슷하다. 이밖에 신장과 췌장이식도 압도적이다. 지금까지 췌장이식은 380여건, 신장이식은 4,900여건을 시행해 왔다. 폐이식 생존율은 65.5%(5년 생존율)로 국립장기이식관리센터(44.8%)보다 월등히 높고, 국제심폐이식학회(61%)보다 높다.”

서울아산병원이 아랍 환자와 가족을 위해 개최한 ‘아랍인의 밤’ 행사에서 환자 가족이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재료와 조리법으로 만든 할랄 음식을 보고 기뻐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서울아산병원이 아랍 환자와 가족을 위해 개최한 ‘아랍인의 밤’ 행사에서 환자 가족이 무슬림이 먹을 수 있는 재료와 조리법으로 만든 할랄 음식을 보고 기뻐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외국인 환자에게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점은.

“지난해 우리 병원을 찾은 외국인 환자는 90여개국 1만5,000여명이었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 중동 환자가 많았다. 아랍에미리트 환자는 2011년 18명에서 2016년 1,413명으로 무려 80배나 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환자도 2011년 63명에서 2015년 966명으로 증가했다. 문화가 다른 나라에서 치료를 받은 것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환자들이 안정적인 심리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 좋은 치료 결과를 이끌어내는 데 필수적이다. 특히 중동 환자는 음식부터 종교까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이들의 종교를 위한 기도실을 별도로 마련해 놓고 있으며 중동 환자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무슬림이 마음 놓고 먹을 수 있는 ‘할랄’ 식사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아랍인의 밤’ 행사를 열어 중동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들을 함께 초대해 중동음식으로 환자와 가족들의 향수를 달래고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등 환자의 마음까지 살피려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해외에 의술도 전파하고 있는데.

“환자뿐만 아니라 해외 의료 신진국 의료진도 우리 병원을 찾아 첨단 의술을 배우고 가는 등 우리 병원의 의술은 세계적으로 신뢰를 받고 있다. 지난 1955년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나라 의사들에게 선진 의술을 알려준 미국 미네소타대병원이 2015년 우리 병원에 간이식 기술 전수와 줄기세포 공동연구를 위한 협약 체결을 요청해왔다. 과거 ‘스승’인 미네소타대병원 의료진이 이제는 ‘제자’였던 서울아산병원에서 생체 간이식 기술을 배우게 된 것이다. 우리 병원에는 미네소타대병원 외에도 매년 간이식 수술, 심장 스텐트 수술, 재건 성형 등 우리 병원의 다양한 의술을 배우러 50여 개국에서 400~500명의 의료진이 찾아오고 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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