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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의 시 한 송이] 深情

입력
2016.06.12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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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心情)은 어디를 지나야 깊은 마음(深情)이 될까요. 깊은 마음의 자리는 어디여야 할까요. 물속으로 뛰어들었던 것은 심장이 뛰었기 때문. 물은 흘러가고, 나는 물이 아니어서 돌멩이로 남았지요. 심장은 돌멩이처럼 단단한 것이었지요.

말도 표정도 흐르는 것이어서 물결이 되었지요. 눈코입은 표정을 따라갔지요. 나는 눈물이 없고, 표정이 오해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물이 씻어주었으므로 물에 담겼으므로 나는 얼굴 없는 돌멩이가 되었지요. 심장은 돌멩이 속 돌멩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지요.

나는 나에게서 흘러나오는 소리를 듣느라 움직일 수 없고 번질 수도 없어요. 절망의 멈춤이 아니라 깊은 곳으로 내려가고 있는 중이에요. 심장은 단단해서 계속 뛴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작은 물결처럼 골목이 부활하고 있어요. 독립책방들이 생겨나는 사회에는 희망이 있지요. 얼마 전에는 서울에 시집만 파는 서점이 생겼어요. 시인과 독자가 함께 마주치고 책을 고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풍경을 만들고 싶다, 이런 순진한 생각으로 서점을 연 패기만만한 이가 바로 유희경 시인이지요. 신촌기차역 앞, ‘위트 앤 시니컬’이라나요.

작정하고 한 번씩 들러주세요. 귀한 지면에 이런 사심을 노출하는 것은 ‘심정의 심장’이 번지는 모습을 보고 싶기 때문이죠. 시를 사이에 두고 심장이 뛰는 순간을 함께 경험하고 싶은 것이지요. 시 읽는 사회. 굳은 마음이 아니라 깊은 마음이겠잖아요!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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