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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도 하지 않을 일을"…준희양 친부 현장검증에 주민들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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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승도 하지 않을 일을"…준희양 친부 현장검증에 주민들 분노

입력
2018.01.04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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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준희(5)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 고모(37)씨가 현장검증을 하기 위해 4일 오전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에서 준희양 시신 모형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고준희(5)양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친부 고모(37)씨가 현장검증을 하기 위해 4일 오전 전북 완주군 봉동읍 한 아파트에서 준희양 시신 모형을 들고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세상에 어쩌면 아비란 사람이 자기 자식을 죽여… 어떻게 자식을 버려.”

4일 오전 9시 50분께 전북 완주군 봉동읍의 한 아파트에서 고준희양 친부 고모씨(37)가 모습을 드러내자 주민들은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고씨와 내연녀 이모씨(36)는 이날 오전 10시 준희양이 숨지고 나서 군산의 야산에 시체를 유기하기까지 상황을 재연하는 경찰의 현장검증을 앞두고 있었다.

이 아파트는 준희양이 지난해 1월 고씨와 이씨에게 맡겨진 뒤 같은 해 4월26일 숨지기 전까지 거주했던 곳이다.

특히 고씨가 다닌 회사 동료가 모여 사는 아파트였기에 주민들의 충격은 이만저만 아니었다.

고씨와 이씨의 현장검증 소식을 전해 들은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여들어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현장검증 10분 전, 이들을 태운 경찰 호송 차량이 나타나자 수십명의 주민들은 고성을 지르고 욕설까지 내뱉었다.

주민 이모씨(39·여)는 “고씨는 이웃에 살며 인사도 주고받던 사람이었다”며 “짐승도 하지 않을 일을 벌여 놓고 떳떳하게 생활을 해왔던 모습을 떠올리니 소름이 끼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작은 동네에서 비극적인 일이 벌어져서 충격이고 잠도 제대로 못 잔다”며 “어른으로서 준희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고 안타깝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김모씨(35)는 “고씨와 같은 부서는 아니었지만 회사에서 5년 전부터 건담 마니아로 유명한 사람이었다”며 “건담을 애지중지 했던 사람이 그 반만이라도 준희에게 애정을 보였더라면 이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 숨을 내쉬었다.

현장에는 경찰 2개 기동중대 60여명의 인원이 투입됐다.

전날 ‘얼린 계란을 투척하겠다’는 글이 이씨가 활동한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에 게재됐기 때문이다.

경찰의 삼엄한 경비 속에 비공개로 진행된 현장검증은 40여분만에 끝났다.

취재진 앞에 선 고씨는 “폭행을 저지른 부분은 있지만 준희를 죽이지 않았다”며 “평생을 반성하고 준희에게 사죄하며 살겠다”고 말한 뒤 호송차량에 올랐다.

이씨는 건강상의 이유로 현장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한편, 전주 덕진경찰서는 구속된 고씨와 이씨에게 아동학대치사 혐의 적용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내연녀 어머니 김모씨(62) 등 3명 모두에게 적용된 사체유기 혐의와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는 유지된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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