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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ㆍ한대수 사로잡은 ‘시타르 선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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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틀스ㆍ한대수 사로잡은 ‘시타르 선율’

입력
2018.03.13 04:40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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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슈카 샹카르 22일 내한 공연

시타르 거장 라비 샹카르의 딸

노라 존스의 이복 동생이기도

몽환적 선율에 재즈 등 접목

난민 아픔 노래한 곡 등 인기

“미투 운동 지지… 변화의 중요한 기회”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 연주자인 아누슈카 샹카르는 인권 운동가로 제2의 삶을 사는 배우 버네사 레드그레이브에 노래 '리메인 더 시'의 내래이션을 맡겨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LG아트센터 제공
인도 전통악기 시타르 연주자인 아누슈카 샹카르는 인권 운동가로 제2의 삶을 사는 배우 버네사 레드그레이브에 노래 '리메인 더 시'의 내래이션을 맡겨 치유의 메시지를 전한다. LG아트센터 제공

비틀스의 ‘위딘 유 위드아웃 유’(1967)와 한대수의 ‘여치의 죽음’(1975)엔 ‘삐용삐용’ 대는 기괴한 소리가 나온다. 인도의 전통 현악기인 시타르를 직접 연주하거나 그 소리를 기타로 따라 해 곡에 녹였다. 시타르 특유의 몽환적인 소리는 동ㆍ서양을 넘어 틀에 박힌 관습에서 벗어나려는 당시 청년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 악기 소리에 반해 비틀스의 기타리스트인 조지 해리슨(1943∼2001)은 인도까지 가 시타르의 거장 라비 샹카르(1920~2012)를 사사했고, 한대수는 주머니를 털어 미국에서 그의 공연까지 찾아봤다.

라비 샹카르는 딸에게도 특별한 스승이었다. 아누슈카 샹카르(37)는 7세부터 아버지에게 시타르를 배웠다. 13세부터는 아버지와 세계 순회 공연을 다녔다. 내한 공연을 앞두고 본지와 이메일로 만난 샹카르는 “아버지가 작곡한 곡을 연주하는 걸 즐겼다”고 추억했다.

샹카르는 2002년 해리슨의 추모 공연에 섰다. 샹카르는 해리슨을 “삼촌”이라 불렀다. 비틀스 멤버 노래 중 제일 좋아하는 곡도 해리슨이 만든 ‘와일 마이 기타 젠틀리 윕스’(1968)였다. 샹카르가 “아주 가깝게 지낸다”는 재즈 팝스타 노라 존스는 그의 이복 언니다. 두 사람은 앨범 ‘이지’와 ‘트레이스 오브 유’ 등을 합작해 주목받았다. 1998년 앨범 ‘아누슈카’로 데뷔한 샹카르는 2005년 ‘라이즈’ 부터 앨범을 자작곡 위주로 채우며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났다. 샹카르는 2011년 낸 ‘트래블러’로 이듬해 미국 그래미 어워즈에서 월드뮤직 부문 후보에 올라 아버지와 각자의 앨범으로 경합을 벌이기도 했다.

아누슈카 샹카르가 지난해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하고 있다. 지휘는 주빈 메타가 맡았다. LG아트센터 제공
아누슈카 샹카르가 지난해 베를린 필하모닉과 협연하고 있다. 지휘는 주빈 메타가 맡았다. LG아트센터 제공

영국에서 태어나 인도와 미국에서 자란 샹카르는 인도 전통의 소리에 재즈와 전자음악을 입혔다. 그의 폭넓은 시각은 2016년 발매한 ‘랜드 오브 골드’에서 빛을 발했다. 샹카르는 앨범 동명 주제곡에서 난민의 아픔을 노래했다. 샹카르는 “둘째 아이를 낳은 후 자녀를 위해 몸을 던지는 난민의 필사적인 모습이 비극적으로 다가왔다”고 창작의 계기를 전했다. 샹카르는 이 앨범을 전 남편이자 영화 ‘오만과 편견’ ‘다키스트 아워’ 등으로 유명한 조 라이트 감독과 함께 만들었다.

샹카르는 22일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첫 내한 무대다. 사회 곳곳에 뿌리내린 성폭력 근절을 위한 ‘#미투(Me Too)’ 운동이 거센 요즘, 샹카르의 내한 공연은 ‘치유의 음악회’가 될 예정이다.

합창단 ‘평등을 위한 소녀들’의 목소리를 앨범에 담았던 그는 지난 8일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미투 운동 지지 영상을 올렸다. 샹카르는 2013년 “유년 시절에 한 남성으로부터 수년간 성적인 학대를 당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그는 “고정관념과 싸우는 지금이 가장 큰 변화를 일으킬 중요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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