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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탄핵전야 '침묵'... '전화 정치'도 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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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탄핵전야 '침묵'... '전화 정치'도 안해

입력
2016.12.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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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표결을 하루 앞둔 8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시민들이 촛불집회를 하고 있다. 서재훈 기자

청와대의 탄핵 전야는 적막하고 괴괴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소추안의 국회 표결이 하루 앞으로 닥친 8일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지난달 29일 3차 대국민담화를 낸 이후 9일째 칩거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과 회의를 하거나 국회 상황을 보고 받으며 표결 결과를 묵묵히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표결 상황을 담담하게 지켜본 뒤 일희일비 하지 말고 표결 결과에 맞춰 최선을 다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모들의 동요 가능성을 우려한 듯 “나라가 혼란스럽지 않게 꾸준히 일해 달라”는 주문도 덧붙였다.

박 대통령은 탄핵안 표결 전엔 메시지를 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이 표결을 앞두고 새누리당 친박계를 단속하거나 비박계를 설득하는 전화 정치를 할 것이라는 얘기가 오르내렸지만, 청와대는 부인했다. 정치인 박근혜의 최대 무기였던 ‘정면 돌파 승부’가 들끓는 탄핵 민심 앞에 무력해진 것이다.

청와대 참모들도 말을 아꼈다.“지켜보겠다”는 것이 청와대에서 나온 유일한 입장이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박 대통령은 표결을 담담하고 차분하게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마지막 한 마디가 또 다른 악재가 될 가능성을 우려해 무대응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의 다른 관계자는 “지난 주말 촛불집회에 232만명이 나와 순식간에 국면이 바뀌면서 박 대통령이 최후 변론을 할 기회를 놓쳤다”며 “박 대통령이 진솔한 모습을 보였다면 보수층의 일부라도 달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6일 탄핵안이 가결돼도 조기 퇴진은 없다고 못박은 뒤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직무정지 상태로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을 기다리며 법리 논쟁에 집중할 전망이다.

탄핵안이 부결된다 해도 박 대통령의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정권의 도덕성과 정당성이 상당 부분 허물어졌고 민심이 탄핵ㆍ하야를 선고한 이상, 최순실 게이트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박 대통령이 탄핵안 부결을 최소한의 명예회복으로 여기고 정치권의 내년 4월 퇴진ㆍ6월 조기 대선 요구를 수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청와대는 요즘 침묵을 지키면서도 박 대통령에게 치명상이 될 수 있는 의혹들을 골라 적극 해명하고 있다. 7일 2차 최순실 게이트 청문회에서 박 대통령의 옷과 가방 구입 비용 4,500만원을 최순실씨가 지불한 것으로 드러나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 나오자 청와대는 8일 “박 대통령이 용도에 맞게 정확히 냈고, 최씨가 대신 내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 당일 공들여 머리를 손질했다는 논란과 수시로 미용 주사를 맞았다는 주장 등 국민 정서를 건드리는 의혹들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실에서 제3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고영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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