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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규 '0.01초 차' 줄일 비법은 이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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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민규 '0.01초 차' 줄일 비법은 이곳에

입력
2018.02.2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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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차민규(뒤쪽)가 지난 19일 남자 500m에서 힘차게 출발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스포츠경제 김정희] “짧은 다리가 아쉬워요.” 한국 남자 스피드스케이팅 대표 차민규(25ㆍ동두천시청)가 0.01초 차이로 은메달을 따낸 아쉬움을 이 같이 표현했다. 지난 19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는 희열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차민규는 남자 500m에서 34초42의 기록으로 올림픽 타이기록을 세우며 2위로 들어왔다. 금메달을 차지한 노르웨이의 호바르 로렌첸(34초41)과는 불과 0.01초 차이였다. 올림픽 경기를 마친 차민규는 남은 출전 경기가 없는 22일에도 묵묵히 스케이트를 탔다.

찰나의 기록을 다투는 동계스포츠에서 중요한건 선수의 실력뿐 아니라 장비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빙상 종목에서는 스케이트 날이 가장 중요하다. 어떤 스케이트를 신는 지에 따라 경기력이 달라진다. 동계 스포츠 종목 대부분에는 금속 날이 사용되지만 다 같은 날이 아니다. 얼음 위를 달리거나 미끄러지고 점프하는 등 종목에 따라 동작이 달라지고 이에 따라 날의 모양도 달라진다. 각 종목에서 날은 최상의 성적을 낼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향해 점점 진화하고 있다.

‘탁, 탁’ 소리가 빙판 위에 울려 퍼진다. 탭댄스 연주를 연상시키는 이 소리는 전 세계 스피드스케이팅계를 신선한 충격에 빠뜨렸다. 198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출전한 네덜란드 선수들이 금메달5개를 휩쓰는 돌풍을 일으켰다. 그 비결이 ‘클랩(clap) 스케이트’로 밝혀지면서 빙속 스케이트화 계보에 지각 변동이 일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얼음 위에서 총알 같이 달리는 단거리 달리기다. 클랩 스케이트는 경기 중 뒷굽 날이 분리되면서 스텝을 옮겨도 빙판에 날이 붙어 있어 빠른 속도가 유지된다. 선수들은 교차 구간에서 매 바퀴 안과 밖으로 서로 코스를 바꿔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속도에 손해를 보지 않는 장점이 있다. 특히 직선 거리에서는 최대의 속도를 내기에 적합해0.001초 차이로 승부가 갈리는 스피드스케이팅에서 클랩 스케이트는 이제 필수 장비가 됐다. 현재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클랩 스케이트를 신는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 최민정이 지난 20일 1,000m 예선에서 코너를 돌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쇼트트랙 여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최민정(20ㆍ성남시청)은 날이 휘어진 스케이트를 신는다. 트랙 길이의 전반에 가까운 53.81m가 곡선 구간이다. 코너를 안전하게 돌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상대를 추월하는 게 핵심이다.

쇼트트랙의 스케이트 날은 코너를 돌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춰야 한다. 곡선 주행 시 원 밖으로 나가려는 힘(원심력)을 최소화하고 코너를 안전하게 빠져나가기 위해서는 몸을 옆으로 눕다시피 기울여야 한다. 이에 적합하도록 ‘一(일)자’에 가까운 스피드스케이팅용과 달리 쇼트트랙용 날은 구부리는 벤딩(bending) 기술이 적용돼 둥글게 휘어졌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대표 최다빈이 지난 21일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멋진 연기를 펼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피겨스케이팅의 날은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피겨용 날의 가장 큰 특징은 길이가 짧다는 점이다. 스피드스케이트가 속도를 내기 위해 긴 날을 쓰는 것과 다른 점이다.

피겨는 음악에 맞춰 아름다운 율동과 연기를 선보이는 동시에 고난이도의 점프와 스핀 동작을 펼쳐야 한다. 박자에 맞춰 방향을 갑자기 바꾸거나 점프를 위해 순간적으로 세게 힘을 주는 등 급변하는 동작이 많다. 이를 위해 날 앞부분에 날카로운 톱니 모양의 ‘토(toe)’가 달려있다. 점프를 할 때 이 부분으로 얼음을 찍고 도약한다. 점프 기술 중 플립, 러츠, 토루프는 후진하다가 토를 찍어서 도약하는 동작이다.

회전 동작은 다른 종목의 날에는 없는 ‘엣지(edge)’를 이용한다. 날 가운데에 홈이 파져 있는 부분을 에지라고 하는데, 제자리 스핀이나 급격한 방향 전환을 돕는다. 토와 엣지를 어느 방향으로, 어느 각도로 쓰는 지에 따라 동작이 달라진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는 최다빈(18ㆍ수리고)을 비롯해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은 유려하고 난이도 높은 동작을 위해 토와 엣지에 집중한다.

김정희 기자 chu4@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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