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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개 한 달이면, 이웃간 소음갈등 걱정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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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개 한 달이면, 이웃간 소음갈등 걱정 없어요

입력
2017.04.17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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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운영 반려동물 위한 ‘강동서당’

짓거나 무는 행동 5회 교정훈련

체계적 수업ㆍ저렴한 가격에 인기

선착순 10명 모집에 100명 몰려

서지형(맨 오른쪽) 유기견없는도시 교육팀장이 15일 서울 강동구 애견카페 ‘플란다스 개’에서 열린 ‘반려동물 강동서당’에서 반려견과 산책시 가져야 할 에티켓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
서지형(맨 오른쪽) 유기견없는도시 교육팀장이 15일 서울 강동구 애견카페 ‘플란다스 개’에서 열린 ‘반려동물 강동서당’에서 반려견과 산책시 가져야 할 에티켓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

“아파트에 사는데 키우는 강아지 짖는 소리가 너무 커서 옆집에서 조용히 해달라고 해요. 달래거나 혼내봐도 변화가 없는데 어떡하면 좋죠?”

15일 서울 강동구의 애견카페 ‘플란다스 개’. 물거나 짖는 반려견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견주(犬主) 10명이 자신의 애견과 한데 모였다. 올해부터 강동구가 시작한 반려견 문제행동 교정을 위한 ‘반려동물 강동서당’이 열린 자리다. 김민이(29)씨는 6개월 된 웰시코기 ‘완이’ 때문에 강동서당을 찾았다. 김씨의 손등은 온통 상처투성이다. 입질이 한창인 완이한테 물린 자국이었다. 김씨는 “완이가 2개월 때 어미와 일찍 떨어지면서 배워야 할 것들을 제대로 배우지 못한데다 나도 대형견은 처음 키우면서 어떻게 다뤄야 할지 몰라 힘이 든다”고 토로했다. ‘짖을 때는 주둥이를 잡고 기선을 제압하라’는 주변 조언을 따라 해보고, 안아주고, 혼내도 봤지만 소용 없었다. 이날 같이한 유기견없는도시 교육부장이자 애견 훈련사인 정윤식씨는 “짖을 때는 무시하라”고 김씨에게 조언했다. 정씨는 “짖거나 물 때마다 달래거나 혼내는 보호자 반응을 개는 오히려 관심으로 받아들인다”며 “나중에는 관심 받고 싶을 때 더 짖을 수 있기 때문에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얌전히 있을 때 칭찬을 해주면서 반복적으로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동서당은 반려동물로 인한 소음 등 문제로 이웃 간 갈등이 늘고, 그로 인한 민원이 증가한 데 따라 시작됐다. 반려견의 문제행동을 바로잡는 것뿐 아니라 보호자인 견주 교육까지 함께 이뤄진다는 게 특징이다. 최재민 강동구청 동물복지팀장은 “반려견으로 인한 문제는 대부분 견주에서 비롯된다”며 “반려견에 대한 사전 지식 없이 보호자가 된 경우 반려견에 대한 올바른 교육 방법을 잘 몰라서 이웃주민에게 피해를 주게 되고, 결국에는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유기로까지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처음 일회성 교육으로 시작했다가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유기견없는도시 소속 전문 훈련사가 매주 토요일 5회에 걸쳐 수업을 진행하고, 반려동물 사료기업 네슬레퓨리나가 후원한다. 이날 수업에는 산책시 가져야 할 에티켓 교육과 리드줄 훈련 등 문제행동 교정부터 반려견이 꼭 맞아야 할 예방접종, 심폐소생술까지 강의됐다. 일대일 상담을 통해 반려견마다 문제점을 진단하고 해결책도 제시해준다. 5세된 반려견 ‘뽀송이’를 키우는 황지애(33)씨는 “개만 보면 짖고 특히 산책할 때 공격적으로 변하는 게 점점 심해져서 오게 됐다”며 “지금도 많이 짖는 것 같아 보이지만 여기서 많이 배운 덕분에 첫 날에 비하면 굉장히 좋아졌다”고 말했다.

강동서당에 참여한 견주들의 반응은 뜨겁다. 한 기수에 10명씩 선착순 모집을 하는데 100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가 많았다. 수십만에서 수백만원까지 호가하는 사설 교육 프로그램에 비해 저렴한 비용도 강동서당의 인기비결이다. 별도 교육비 없이 간식과 교재비 2만원만 내면 된다.

최 팀장은 “반려동물 100만 시대를 맞았음에도 유기동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등 반려견 소유자를 대상으로 동물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동물복지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정윤식(맨 오른쪽) 유기견없는도시 교육부장이 반려견이 숨쉬지 않을 때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
정윤식(맨 오른쪽) 유기견없는도시 교육부장이 반려견이 숨쉬지 않을 때 실시하는 심폐소생술 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강동구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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