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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낮추려면..." 콧대 높던 수입차도 등급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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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보험료 낮추려면..." 콧대 높던 수입차도 등급평가

입력
2018.08.03 04:40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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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급평가가 보험료 산정에 영향 

 수입차 업체 미온적 태도 바꿔 

 3년간 수입 모델 중 16개 받아 

 올해는 벤츠 이어 렉서스도 신청 

 리콜 사태ㆍ차량 화재 사고 의식 

 수입차 업체도 고객 눈치보기 

[저작권 한국일보]자동차보험 등급평가 참여 수입차 / 김문중 기자/2018-08-02(한국일보)
[저작권 한국일보]자동차보험 등급평가 참여 수입차 / 김문중 기자/2018-08-02(한국일보)

국내 수입차 시장 3위(지난해 등록대수 기준)인 렉서스가 처음으로 보험개발원 산하 자동차기술연구소에서 자동차보험 차량모델 등급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차량모델 등급평가란 사고 상황을 가정한 충돌실험 등을 실시해 부품의 파손이 적고 수리비가 저렴할수록 1~26등급 중 높은 등급을 주는 제도다. 차량모델 등급평가를 받게 되면 자동차보험료가 내려가는 효과가 있지만 그 동안 수입차 중엔 이를 외면하는 곳이 많았다. 수입차의 콧대가 꺾인 것은 잇따른 리콜과 차량 화재 사고 등에 수입차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들끓고 있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2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신차 출시를 앞두고 등급평가를 받은 수입차 모델 수는 모두 16개다. 2015년 9월 쉐보레 임팔라를 시작으로 2016년 5개, 지난해 7개로 늘었고, 올 들어서는 이미 8개(평가 예정 포함) 모델이 등급평가를 받았거나 받을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벤츠(수입차 1위)와 BMW(2위), 폭스바겐, 재규어에 이어 렉서스까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는 업체들이 대부분 등급평가를 신청했다. ES모델 등급평가를 앞두고 있는 렉서스 관계자는 “차량 구매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방안 중 보험료 인하가 체감도가 커 등급평가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보험개발원은 지난 2007년부터 등급평가 결과를 손해보험사에 보험료 산정의 기초자료로 제공해 왔다. 특히 차량 등급이 높으면 자동차보험 항목 가운데 자차보험료가 내려간다. 평가를 앞둔 제작사는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부품의 내구성을 높이거나 부품 가격을 낮추는 등의 노력을 한다. 보험개발원이 등급평가를 받은 차량과 받지 않은 차량의 수리비를 비교(동급 기준)한 결과, 등급평가 차량의 수리비가 47%나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등급평가를 받은 차량은 손해율 산정이 가능해져 보험사 입장에서도 위험을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 등급평가가 법적 강제사항은 아니지만 국산차의 경우 예외 없이 신차 출시 전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최근까지도 등급평가 참여에 미온적이었다. 이는 ‘수입차를 탈 정도의 고객은 보험료가 얼마든 신경 쓰지 않는다’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등급평가를 받지 않은 차량은 보험사가 과거 손해율만 따져 보험료를 계산하는데 상대적으로 비싸게 측정된다. 신차 가격이 8,000만원인 수입차를 예로 들었을 때 등급평가를 받지 않아 과거 손해율 만으로 따져 2등급으로 책정된 차량이 있다면 보험 가입경력 3년 이상 무사고 40세 남성의 자차보험료는 172만원 안팎이 된다. 그런데 등급평가를 받아 해당 차량의 등급이 4등급으로 매겨지면 자차보험료는 154만원으로 내려간다. 전용범 보험개발원 자동차기술연구소 시험연구팀장은 “수입차 등급평가가 정착되면 각 업체들은 경쟁력 유지를 위해 부품가격 인상도 자제할 것”이라며 “보험료뿐 아니라 유지비도 절감된다”고 말했다.

수입차 업체의 태도가 변한 것은 수입차 구매가 보편화 하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 인식도 까다로워진 현실과 맥을 같이한다. 최근 BMW 주행 중 화재 사고에 대한 제작사의 안일한 대응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며 고객들의 적극적인 권리 찾기에 대해 업체들이 눈치를 봐야 하는 상황도 한몫했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수입차의 차량모델 등급평가와 보험료 인하 노력은 과거처럼 소수층을 대상으로만 차를 팔아서는 생존할 수 없음을 인식한 몸 낮추기”라고 해석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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