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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 대북 협상 더딘 진행에 발끈”… 제재 구멍 단속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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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트럼프, 대북 협상 더딘 진행에 발끈”… 제재 구멍 단속 나서

입력
2018.07.22 17:14
수정
2018.07.22 20:1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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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대표도 리용호로 교체 희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저지에서 주말 휴가를 보내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저지에서 주말 휴가를 보내기 위해 백악관을 나서고 있다. EPA 연합뉴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지연 전술을 펴는 데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내부에서 분노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부터 대외적으로는 ‘비핵화 협상을 서두르지 않겠다’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분통을 터뜨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의 시간 끌기에 대응해 대북 제재의 고삐를 더욱 조이는 쪽으로 선회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협상 상황을 매일 물을 정도로 열중하고 있지만 최근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협상이 진전되지 않는 데 대해 발끈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백악관 참모 등 6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21일(현지시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종 방송 인터뷰마다 6ㆍ12 싱가포르 북미 회담의 성과를 홍보하고 있지만 실제는 북한이 약속한 조치나 비핵화 협상이 더디게 진행되는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좌절감은 언론에 대한 짜증과 겹쳐 있다”고 전했다. 북미 협상에 대해 회의론을 쏟아내는 미국 언론의 비판이 못마땅한 상황에서 북한 역시 늑장만 부리고 있어 말 못할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참모들의 기류 역시 다르지 않다. 특히 지난 6, 7일 이뤄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 장관의 3차 방북에서 북한이 싱가포르회담 합의사안인 미군 유해 송환 문제조차 준비돼 있지 않다며 지연시켜 미국 측 관리들의 화를 돋구게 했다고 WP는 전했다. 미국 측은 협상 대표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협상을 방해만 하는 것으로 보고 리용호 외무상으로 교체되기를 희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시간 끌기에 번번히 당하는 형국이 전개되자 트럼프 정부도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0일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을 방문해 유엔 회원국을 상대로 대북 제재의 구멍을 차단하는 데 팔을 걷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뉴욕의 주유엔 한국대표부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을 대상으로 대북 제재 유지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공동 브리핑을 가졌다. 폼페이오 장관과 강 장관은 브리핑에서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선 제재의 전면적 이행이 전적으로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유엔 대북제재위 의장인 카렐 판 오스테롬 주유엔 네덜란드 대사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브리핑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는 최종적이고 검증된 북한 비핵화를 위해 일치단결돼 있다”며 “이를 위해선 대북 제재의 엄격한 이행이 결정적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재가 이행되지 않으면 성공적인 비핵화에 대한 전망은 줄어든다”며 회원국들의 경각심을 거듭 촉구했다. 일각에서는 대북 협력 차원에서 예외적으로 일부 제재 유예를 희망하는 한국 정부에 대한 견제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강경 발언 탓으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공동 브리핑 후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제 사회에 확인한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질 때까지 북의 구체적인 행동을 견인해 내기 위해 국제사회가 단일한 목소리를 취할 필요가 있다”며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 제재가 유지돼야 한다는 점에 대한 공감이 있었다”고 말했다

미국이 특히 단속 대상으로 삼고 있는 것은 선박간 환적을 통한 정유 밀거래다.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 기업 등과의 밀거래를 올해 정유 공급의 상한선을 초과한 것으로 보고 추가 공급 중단을 요구하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는 정보가 불충분하다며 버티고 있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우리는 중국과 러시아가 제재를 지키고 비핵화를 하는 데서 우리를 돕도록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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