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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라인코인ㆍ카카오코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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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라인코인ㆍ카카오코인 시대’

입력
2018.03.07 04:4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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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이달 블록체인 자회사 설립

해외서 암호화폐 공개 나설 듯

네이버도 라인파이낸셜 통해

결제 서비스에 코인 이용 가능성

독립적 모바일 상거래 시장 구축

저렴한 가격에 콘텐츠 이용 가능

글로벌 사업 확장 등 파급력

‘라인코인으로 이모티콘 사고 카카오코인으로 대리 기사 호출한다?’

최근 네이버와 카카오가 블록체인 관련 자회사를 설립함에 따라 암호화폐(코인) 발행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두 업체는 모두 이동ㆍ쇼핑ㆍ광고 등과 연결되는 강력한 플랫폼을 가지고 있어, 서비스 이용 시 지불 수단인 자체 코인을 확보한다면 플랫폼 내 콘텐츠 거래량과 결제 서비스 생태계를 폭발적으로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카카오는 이달 중 블록체인 자회사 ‘카카오블록체인’(가칭) 설립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이나 방향을 내놓은 것은 아니지만, 카카오만의 코인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하는 신규 암호화폐 공개(ICO)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비트코인처럼 ‘카카오코인’이 등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국내에선 작년 9월부터 ICO가 불법으로 막혀 있어 싱가포르, 홍콩 등 해외에서 ICO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는 꾸준히 블록체인 기술과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에 관심을 기울여 왔다. 지난해 6월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대출 계약 등 중요 문서에 비밀번호 입력만으로 서명할 수 있는 ‘카카오페이 인증’을 내놔 70만명의 이용자를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현재 국내 1위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업체인 두나무의 지분을 약 20%를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ICO는 자사 서비스에서 이용할 수 있는 코인을 발행하는 것이다. 카카오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카카오게임 카카오드라이버(대리기사 호출 서비스) 카카오택시(택시 호출 서비스) 등을 운영하고 있고,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은행 카드사 등을 거쳐 돈을 지불한다. 이들을 카카오코인으로 결제하도록 하면 카카오는 자사만의 모바일 상거래 시장을 만들 수 있다. 은행과 같은 거래 중개자가 없으니 수수료 비용이 줄어 이용자는 더 저렴한 가격에 카카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 증가로 코인 유통량이 늘면 막대한 자금을 추가 확보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진다. 암호화폐는 또 전 세계 어디서나 유통되기 때문에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유리하다.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ICO로 자금을 확보하는 건 첫 단추이고 카카오선물하기 등 거래가 오가는 안정적인 플랫폼에서 코인 사용량을 늘리려 할 것”이라며 “최근 텔레그램이 발 빠르게 ICO에 나선 것도 모바일 플랫폼을 활용한 사업 확장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인 텔레그램은 ICO를 통해 8억5,000만달러(약 9,210억원)를 조달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에 밀리지만 라인으로 아시아를 장악하고 있는 네이버 역시 암호화폐 시장에 적극적이다. 지난 1월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암호화폐 거래소, 금융 서비스 등을 하기 위한 별도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암호화폐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이고 ICO도 허용하고 있어 조만간 라인 암호화폐가 발행될 가능성도 높다.

라인은 간편결제 서비스 라인페이 이용량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라인페이에 본인의 은행 계좌번호나 카드를 등록하면 ‘라인코인’을 충전할 수 있고 이를 라인의 다양한 온ㆍ오프라인 가맹 서비스에서 현금처럼 쓸 수 있다. 라인페이를 많이 쓰면 라인코인으로 교환할 수 있는 별도 포인트를 지급하기도 한다. 지난해 라인페이 결제액만 무려 4,500억엔(약 4조 5,560억원)이다. 라인은 이미 안정적인 모바일 플랫폼과 결제 수단을 확보하고 있어 자체 코인 유통에 나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분석한다. 라인 이용자는 아시아 지역에서만 2억명이 넘고 라인페이 사용자는 4,000만명에 달한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은 “카카오와 라인만의 경제 생태계를 만들려는 것”이라며 “그 안에서 유통되는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하면 생태계의 확장 속도와 파급력이 엄청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박 센터장은 “세계는 중앙집권방식의 경제에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폐 경제로 전환을 준비 중이다”며 “글로벌 추세를 볼 때 당연한 행보”라고 덧붙였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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