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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라이프] 유명 완성차업체가 고성능차 브랜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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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 라이프] 유명 완성차업체가 고성능차 브랜드에 집중하는 이유는

입력
2017.12.12 16:36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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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대선제분 공장에서 열린 메르세데스 AMG 50주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AMG S63을 소개하고 있다. AMG는 1967년 고성능 엔진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됐으며,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최신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 차량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영등포구 대선제분 공장에서 열린 메르세데스 AMG 50주년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AMG S63을 소개하고 있다. AMG는 1967년 고성능 엔진을 개발하겠다는 목표로 설립됐으며, 모터스포츠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 최신 기술을 적용해 고성능 차량 개발을 전담하고 있다. 벤츠코리아 제공
BMW는 고성능차 브랜드로 'M'을 두고 있다. 극강의 주행성능을 위해 강화 차체에, 고출력 엔진, 전용 브레이크, 탄탄한 서스펜션 등을 갖춘 게 특징이다. BMW코리아 제공
BMW는 고성능차 브랜드로 'M'을 두고 있다. 극강의 주행성능을 위해 강화 차체에, 고출력 엔진, 전용 브레이크, 탄탄한 서스펜션 등을 갖춘 게 특징이다. BMW코리아 제공
볼보 고성능 브랜드 '폴스타'는 모터스포츠 무대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총 52가지의 튜닝을 거쳐 탄생했다. 볼보코리아 제공
볼보 고성능 브랜드 '폴스타'는 모터스포츠 무대에서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총 52가지의 튜닝을 거쳐 탄생했다. 볼보코리아 제공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양산차 i30N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성능차 생산 업체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 데뷔할 계획이다. 현대차 제공
현대차는 고성능 브랜드 N의 첫 양산차 i30N을 전면에 내세우며 고성능차 생산 업체로 글로벌 시장에 본격 데뷔할 계획이다. 현대차 제공

지난달 30일 ‘메르세데스 AMG 50주년 기념 프레스 컨퍼런스’가 열린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 대선제분 공장 마당에 AMG 7대가 좌우 한 줄로 정차해 있다. AMG는 벤츠 고성능 차 서브 브랜드다. 행사가 시작하자 AMG가 우렁찬 엔진음과 함께 마당을 빙글빙글 돌더니, 이 중 ‘AMG S63’이 행사장인 공장 건물 안으로 들어선다. 공장 안에 있던 기자들은 굉음의 대형세단이 갑자기 나타나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S63은 단상에서 멈춰 섰고, 그 안에서 디미트리스 실라키스 벤츠코리아 사장이 내렸다. 그는 “AMG는 모터스포츠를 추구하는 용기와 열정으로 시작된 브랜드이며 지난 50년간 헌신적으로 이 정신을 계승한 덕에 이 자리가 마련됐다”며 “누적 판매 대수가 올해 1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AMG 콘퍼런스는 그 어느 자동차 행사보다 화려했다. 공장 마당에서 AMG의 묘기가 행사장으로 생중계됐고, 7대 모두 단상에 올라 소개됐다. AMG는 벤츠 전체 판매량의 4% 내외에 불과한데도 이렇게 성대하게 소개하는 이유는 벤츠의 자존심이기 때문이다. AMG에는 벤츠가 발휘할 수 있는 모든 기술이 집약돼 있다. 예컨대 2.0 가솔린 엔진의 경우, 양산 모델이 211마력의 성능을 내는 반면 AMG는 381마력을 뽑아낸다. 이에 따른 차체 보강에, 서스펜션, 브레이크 등 강력한 주행에 맞춘 전용 부품이 따라붙고, AMG전용 맞춤형 서비스도 제공된다. 벤츠는 AMG로 프리미엄 이미지를 쌓는 셈이다. 실라키스 사장은 “AMG는 ‘1인 1엔진’이라는 원칙에 따라 엔지니어 한 명이 엔진 하나의 조립을 처음부터 끝까지 전담하며 책임지다 보니, 최고의 차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성능 차를 중요시하는 완성차 업체는 벤츠만이 아니다. 프리미엄 브랜드 상당수가 자체 고성능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BMW ‘M’, 아우디 ‘RㆍRS’, 렉서스 ‘F’, 볼보 ‘폴스타’ 등이 대표적이다. 양산 차 위주로 생산하는 국내 브랜드가 기술력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이런 고성능 브랜드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업체들이 고성능차 제작 목적만으로 고성능 브랜드를 따로 운영하는 게 아니다. 기본 라인업을 성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된다. 벤츠 A클래스는 대중성을 높이기 위해 전륜구동에, 해치백 형태를 하고 있지만 파생모델로 ‘AMG A45’도 출시하고 있다. 이 모델은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 도달 시간)이 4.6초에 불과한 괴물 차로 불린다. BMW도 3시리즈를 기반으로 고성능 모델인 ‘M3’,‘M4’를 내놓고 있고, 아우디 ‘RS7’도 양산차 A7을 기반으로 한 고성능 세단이다. 일반 세단도 주행 기본기를 제대로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성능차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런 탄탄한 이미지는 판매와 연결된다. 단지 완성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고성능 브랜드에서 파생된 부품 소비로 이어진다. 고성능 브랜드는 성능에 대한 명성은 높지만 상대적으로 고가여서, 차를 사지 않는 대신 엔진 튜닝, 휠, 범퍼, 스티어링휠 등 주행성능 향상이나, 내외관에 주행성능 향상을 가미한 튜닝부품 등을 통해 아쉬움을 달래는 자동차 애호가들이 적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 프리미엄 브랜드는 외관뿐만 아니라 마력, 토크 등 성능향상에 영향을 미치는 방향으로 고성능 부품을 내놓으면서 차 개조 시장에서 큰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도 이런 흐름에 맞춰 내년 초 고성능차 브랜드인 ‘N’ 로고가 박힌 모델을 출시한다. 일상에서도 레이싱 트랙을 달리는 듯한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선사하겠다는 게 ‘N’의 지향점이다. N 첫 모델은 해치백인 ‘i30 N’이다. 2ℓ터보 엔진으로 최고출력 275마력, 최대토크 36㎏ㆍm을 발휘한다. i30N은 유럽에서 올 연말에 출시하고, 국내에는 신형 벨로스터에 N이 부착돼 내년 상반기에 나온다.

제네시스 브랜드도 G70 이후 고성능 버전은 ‘스포츠’ 대신 N이 부착될 예정이다. 현대차는 여기에 기존 튜닝 브랜드인 ‘튜익스(TUIX)’를, BMW ‘M퍼포먼스’, 벤츠 ‘AMG라인’ 등처럼 차량 모델에 별도로 포함해 활성화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지난달 28일 공개된 신형 벨로스터에 범퍼나 브레이크 등에 튜익스 부품을 사용한 것도 N스포츠패키징(가칭) 출시를 고려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현대차의 고성능차 전용 브랜드 론칭은 프리미엄 업체로 발돋움했다는 증명”이라며 “모터스포츠를 좋아하는 고객층 확보뿐만 아니라 이미지 개선 효과를 통해 다른 차 판매 증가로 연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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