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자들 전신 70% 이상 화상”
시장 연쇄 폭탄테러 260여명 사상
장난감 폭탄에 어린이들 사망까지
파키스탄 동부 펀자브주 바하왈푸르에서 유조차 전복 화재 사고가 발생해 140여명이 숨지고 110명 가량이 중상을 입었다. 사망자 대부분이 유조차에서 흘러나온 기름을 얻으려 몰려들었다가 희생돼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로부터 남쪽으로 600㎞ 떨어진 바하왈푸르 지역의 한 고속도로에서 25일(현지시간) 유조차가 전복된 후 불이 나 현장에 있던 주민 최소 148명이 사망했다. 이날 오전 남부 항구도시 카라치에서 펀자브주 라호르로 가던 유조차는 바하왈푸르를 지나다 중심을 잃고 도로 밖으로 떨어져 전복됐다. 차량은 당시 약 2만5,000ℓ의 기름을 싣고 있었다.
전복 직후에는 화재 조짐이 보이지 않았으나 이후 경찰이 현장 통제에 실패하면서 참사로 비화됐다. 유조차가 뒤집어졌다는 소식에 주민들이 유출된 기름을 담기 위해 물통을 들고 현장에 몰려든 찰나에 화재가 발생했다. 정확한 발화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이 불로 유조차가 폭발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현장에 가장 초기에 도착했다는 경찰관 압둘 말리크는 “희생자들이 불길에 휩싸여 도와달라 소리 쳤다”며 “여기저기 뼈만 남겨진 시체들이 있었고 살아남은 이들도 매우 참혹한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부상자 중 최소 50명 이상이 화상으로 중태에 빠져 있어 사망자는 점차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응급구조대 책임자인 리즈완 나세르는 “병원으로 옮긴 부상자 대다수가 전신의 70% 이상에서 화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라마단 말미에 연이은 테러…파키스탄 ‘최악의 날’
파키스탄 국민들은 이번 참사에 앞서 약 사흘간 수차례 테러와 사고 소식까지 접해 최악의 주말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알자지라방송 등에 따르면 23일 오후 5시쯤 파키스탄 북서부 파라치나르에 있는 투리 시장에서 두 차례 폭발이 일어나 67명이 숨지고 200명이 넘는 이들이 다쳤다. 같은 날 밤에는 남부 항구도시인 카라치에서 경찰관 4명이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사망했고, 이날 오전에는 남서부 발루치스탄주 수도인 퀘타에서 차량폭발 테러가 발생해 경찰관을 포함, 총 14명이 숨졌다. 25일 오후에는 북서부 남와지리스탄 지역의 아프가니스탄 접경 마을에서 장난감 모양의 폭탄이 폭발해 어린이 6명이 사망하기까지 했다.
특히 이슬람 단식 성월인 라마단 종료일(25일)을 앞두고 인명 참사가 이어지면서 파키스탄은 축제 분위기에서 애도 분위기로 돌아섰다. 사히드 칸 파라치나르 주지사는 “라마단이 끝나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준비 중이던 주민들이 큰 슬픔에 빠졌다”고 추모의 뜻을 전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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