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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이삭 기자

등록 : 2018.05.17 18:00
수정 : 2018.05.18 00:20

대입특위 위원장 “수능ㆍ학종 비율 일률적 권고 못 해”

적정 비율 산출 요청한 교육부와 엇박자

등록 : 2018.05.17 18:00
수정 : 2018.05.18 00:20

“수시ㆍ정시 통합 땐 수험생 부담 가중”

공론화위 쟁점에서 배제될 가능성도

17일 서울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2022학년도 대입제도 개편 국민제안 열린 마당’에서 김진경 대입제도개편 특별위원회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경 국가교육회의 대입제도개편특별위원회(대입특위) 위원장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전형과 학생부종합(학종) 전형 간 적정 비율을 정해 일률적으로 전국 각 대학에 권고하는 것은 어렵다”고 밝혔다.

그는 수시ㆍ정시모집 통합 여부에 관해서도 수험생 부담 증가를 이유로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두 사안은 지난달 교육부가 교육회의에 2022학년도 대입개편 이송안(시안)을 넘길 때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함께 반드시 결정해 달라고 요구한 쟁점이다. 하지만 대입특위 위원장이 난색을 표하면서 일부 핵심 쟁점이 공론화 범위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벌써부터 개편안을 둘러싼 불협화음이 노출되는 모습이다.

김 위원장은 17일 교육부 기자단 오찬 자리에서 “전국적으로 일률적인 수능ㆍ학종 비율을 제시할 수 없고, 비율을 정해도 실효성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달 11일 발표한 대입개편 시안에서 “학종 불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다”며 수능 전형 확대 등 전형간 적정 비율 산출을 교육회의에 요청했다.

그는 적정 비율 모색이 어려운 이유로 수도권과 지방ㆍ전문대 간 선발 불균형 문제를 들었다. 김 위원장은 “지방 사립대와 전문대는 수능으로 뽑는 경우가 거의 없는데 전국적으로 비율을 정하면 굉장히 곤란한 대학이 생길 것”이라며 “오히려 대교협(한국대학교육협의회) 등에서 상위권 대학 입학처장과 학부모들의 만남을 정례화해 토론 자리를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모집시기를 통합하자는 주장에도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수시ㆍ정시를 합치면 수능과 학종, 교과전형 등의 칸막이가 허물어져 ‘죽음의 트라이앵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모집시기 일원화가 학교교육 정상화에 기여할 수 있지만, 수험생들이 모든 것을 다 준비해야 해 입시 부담을 가중시킬 거라는 우려다.

단, 김 위원장은 수능이 공정한 선발 방법은 아니라는 소신을 밝혔다. 그는 “내신이 좋지 않은 학생들에게 패자부활의 기회를 열어둬야 하는 것은 맞지만, 수능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사교육으로 점수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수능은 점수로 산출되는 객관적 지표일 뿐, 공정성과는 거리가 멀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사견임을 전제로 했으나 그가 대입개편 실무 작업을 총괄한다는 점에서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 수능ㆍ학종으로 대표되는 선발방법 균형 문제는 대입정책 쟁점 가운데 가장 논쟁이 첨예한 사안이다. 현재 공론화 범위를 정하기 위해 대입특위가 주관하는 교육회의 온라인 토론방에서도 800여건의 의견 중 절반 이상이 학종 축소나 수능 위주인 정시 확대에 관한 내용이다. 논란이 커지자 교육회의 측은 자료를 내고 “김 위원장의 발언은 현장에서 경청한 여론 일부를 전한 것일 뿐, 대입특위의 공식 입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의중이 드러난 만큼 일부 쟁점은 공론화 내용에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생겼다. 대입특위는 이날 서울 이화여고에서 열린 수도권편을 끝으로 권역별 의견수렴 절차인 ‘국민제안 열린마당’을 마무리하고, 이달 말까지 온ㆍ오프라인 의견을 종합해 설정한 공론화 범위를 대입개편공론화위원회에 보낼 예정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수시ㆍ정시) 통합 문제는 특위 차원에서 정리할 수도 있다”고 말한 점으로 미뤄 선발 시기는 제외될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는 관측이다. 수능ㆍ학종 적정 비율 역시 다른 형태로 공론화위에 넘겨질 것으로 보인다. 공론화 논의에서 빠지면 결정권은 다시 교육부로 이첩되는데, 이럴 경우 “굳이 별도 기구를 만든 이유가 뭐냐”는 거센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위원장 개인 발언을 예단해 입장을 내놓기는 곤란하다”면서도 “주요 대입쟁점은 교육부가 충분히 연구를 해온 만큼 합리적 해법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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