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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국인투자 200억불 시대, 새 도약을 준비하자

입력
2017.12.27 13:56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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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손보다 더 정밀하게 어려운 수술을 해낸다는 세계 점유율 1위의 수술로봇 ‘다빈치’. 지난 11월 개발사인 미국 인튜이티브서지컬이 서울 상암동에 수술로봇 혁신센터를 열었다. 아시아 수술용 로봇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한국을 택한 것이다. 또한 10월에는 탄소소재, 슈퍼엔지니어링 플라스틱 등 첨단 신소재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가진 일본 기업 도레이도 2020년까지 새만금과 구미 등에 총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올 들어 4차 산업혁명 분야에서 외국 기업의 한국 투자가 늘고 있다. 바이오를 비롯하여 첨단소재, 신재생에너지, 전기자동차, 핀테크, 드론, 인공지능(AI) 등이 대표적이다. 11월말 영국과 프랑스에서 열린 ‘주요 투자가 라운드테이블’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확인할 수 있었다. 많은 참가 기업들이 바이오, 드론, 풍력에너지 등 신산업 분야 투자에 관심을 표명했고, 일부는 현장에서 투자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이런 외국인 투자자들의 관심에 힘입어 올해 우리나라는 3년 연속 외국인 직접투자 200억달러라는 목표를 조기에 달성했고, 외국인 직접투자 사상 최대치 기록도 새로 쓸 것으로 보인다. 제조업과 신규 투자 증가세가 높아 투자 내용도 좋다.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북핵 위기 등의 어려움 속에서 이룬 성과라 더욱 의미가 크다.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투자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우리 경제가 탄탄한 기초를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고, 열정적이고 창의적인 인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계 시장의 77%와 연결되는 자유무역협정(FTA) 플랫폼을 활용하면서 반도체ㆍ자동차ㆍ전자 등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과 밸류 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점도 외국 기업들에 큰 매력이다. 또 한국에는 최신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많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여부를 미리 가늠해 볼 수도 있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 어디서나 성공할 수 있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다.

최근 신흥국은 물론이고 미국, 중국과 같은 강대국들까지도 외국인 투자유치에 힘쓰고 있다. 외국인 투자는 양질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자국 산업 발전에도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우리도 지금의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외국인 투자의 양적ㆍ질적 도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정부는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외국인 투자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신산업 투자를 방해하는 불합리한 규제를 과감히 정비하고, 외국인 투자기업이 직면한 각종 애로도 적극 해결해 나갈 것이다. 또한 외국인들이 생활에 불편이 없도록 정주환경 개선에도 정책적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아울러 글로벌 스탠다드와 최근의 산업환경 변화를 감안해 경제자유구역, 외국인투자지역에 대한 조세, 입지 등 각종 지원제도 중 국내외 기업 차별적 조치는 적극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의 강점인 FTA 플랫폼도 계속 강화할 것이다.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등과의 FTA 추진은 물론, 한ㆍ아세안 FTA 추가 자유화 협상의 속도도 높여 나갈 방침이다. 내년 초 개시하기로 합의한 한중 FTA 서비스ㆍ투자 후속협상도 중국 서비스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한국 투자를 준비 중인 외국 기업들에 희소식이 될 게 분명하다.

일각에서 기술유출 등을 이유로 외국인 투자기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도 있지만, 외투 기업은 425조원의 매출과 1,100억달러에 수출, 56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우리 경제의 한 축을 떠받치고 있는 든든한 동반자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에 있는 외국인 투자기업들은 본사에서 더 많은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다른 국가 지사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과정에서 외투 기업들은 ‘대한민국’이라는 브랜드를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외투 기업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격려가 필요한 이유이고, 그들과 함께 우리 경제의 새로운 미래를 꿈꿀 수 있는 까닭이다.

백운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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