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에서 패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자신의 대선 패배의 결정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13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앤더슨 쿠퍼 360’에 출연해 코미 전 국장이 대선에 관여함으로써 “역사를 영원히 바꿨다”고 주장했다. 국무장관 시절 사설 이메일로 국가기밀정보를 다룬 문제, 즉 ‘이메일 스캔들’을 코미 전 국장이 대선 막판 재수사하겠다고 발표한 것이 대선 패배애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클린턴 전 장관은 “코미 국장이 나의 이메일 의혹은 공개적으로 재수사를 논의하면서 러시아 정부의 대선 개입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캠프와의 접촉 의혹에 대한 수사는 공개하지 않은 이유를 알고 싶다”며 코미 전 국장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클린턴 전 장관은 자신의 대선 패배 회고록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What Happened)’에서도 코미 전 국장이 이메일 수사를 다루는 데 “경솔했다(rash)”고 표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러시아 정부가 트럼프 대통령 당선을 지지해 미국 대선에 개입한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국가도 우리의 민주주의를 망가트릴 수 없다”며 “내가 대통령이었으면 독립 위원회를 꾸려 면밀한 수사에 착수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자신이 더 많은 표를 얻고도 주별로 승리한 후보가 선거인단을 독차지하는 제도 때문에 대선에서 패했다며 “선거인단 제도는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지난 12일 자신의 회고록 ‘무슨 일이 일어났는가’에서 대표적인 패배 원인으로 선거인단 제도, 코미 전 국장의 수사와 민주당 경선 경쟁자였던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지 부족, 그리고 미국 선거권자의 욕구를 이해하지 못한 자기 자신을 꼽았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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