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새벽 페이스북서 입장 밝혀
압수수색 문제 제기 "어안이 벙벙"
경찰의 김기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수사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공작수사’, ‘정권의 사냥개’라며 원색 비난하자 황운하 울산경찰청장이 자신의 SNS를 통해 격정을 드러내는 등 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황 청장은 25일 오전 1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경찰에 대한 야당의 모욕적인 비판은 경찰이 공작ㆍ기획ㆍ편파수사를 한다는 주장에 기초하고, 이를 전제로 영장청구권이나 수사권 조정에 대한 기존 당론을 재검토하겠다고 한다는데 과연 합리적 근거가 있는 주장인가”라고 반문하며 “울산경찰의 수사, 나아가 경찰조직 전체에 대한 참기 힘든 모욕적 언사가 계속돼 핵심 의혹들에 대해 재차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황 청장은 야당이 비판하는 압수수색 시점에 대해 “압수수색 대상이 된 사건 수사는 시장 비서실장의 비리의혹 범죄첩보가 이첩된 1월 초부터 시작됐으며, 3월 들어 증거물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한 것”이라며 “영장 집행일이 김 시장의 공천 발표일인지 알지 못했지만 설사 알았다고 하더라도 시장이 아닌 시장 비서실장의 영장집행을 공천 발표일이라는 이유로 연기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고, 전후 사정이 이런데도 이를 문제 삼으며 기획ㆍ공작수사의 근거라고 하니 어안이 벙벙하다”고 비판했다.
황 청장은 또 여당 유력인사를 두 차례 만난 것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도 “울산경찰청장이 지역 유력인사들을 만나 현안에 대해 조언을 듣는 것은 청장의 기본 업무 중 하나”라며 “야당 국회의원 중 세 분들과도 1~2차례씩 만났고, 그 즈음 울산시장은 한 달에 한번씩 만났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야당 국회의원과 시장을 만나는 건 괜찮고 여당인사를 만나는 건 부적절한 처신인가”라고 반문하며 “시기적으로도 여당인사를 만난 시점은 지난해 9월, 12월로 문제 사건에 대한 고발장이 접수되거나 첩보가 이첩되기 이전의 일”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한국당의) 표현방식이 지나치게 거칠어 심한 모욕감으로 분노를 억제하기 힘들다”며 “앞으로 흔들림 없이,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명정대한 수사를 하겠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울산경찰청은 지역 모 아파트 건설현장에 특정 레미콘 업체 선정을 강요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로 김기현 울산시장의 비서실장을 입건, 지난 16일 시장 비서실과 건축 관련 부서 등 5곳을 압수수색했다.
또 김 시장의 형과 동생이 또 다른 아파트 건설현장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고소ㆍ고발에 따라 두 사람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입건하고, 현재 소재를 알 수 없는 김 시장 동생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 받아 수사 중이다.
하지만 한국당은 이를 ‘야당 말살이자 관권선거 시도’라고 규정했으며, 특히 수사를 주도하는 황 청장을 집중 비판했다. 이 과정에서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정권의 충견’, ‘권력에 아부하고 굴종하는 정치경찰’ 등의 원색적인 표현이 이어졌다. 그러자 경찰 내부에서도 한국당에 대한 비판이 터져 나오는 등 이 사건 수사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울산=목상균 기자 sgm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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