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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벵거 “축구 문화 없는 중국…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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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벵거 “축구 문화 없는 중국… 아직 멀었다”

입력
2017.01.20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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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센 벵거(67) 아스날 감독.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아르센 벵거(67) 아스날 감독. 아스날 공식 홈페이지

아르센 벵거(67)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아스날 감독이 중국 축구는 축구문화가 정착되지 않아 유럽의 유수 리그와 경쟁하려면 오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 전망했다.

중국 슈퍼리그는 최근 몇 년 간 선수 영입에 막대한 자금을 풀면서 세계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이전까지는 유럽 주요 무대에서 화려한 전성기를 보내고 은퇴를 앞두고 있는 스타 선수들을 주로 영입했지만 이제는 막 커리어를 시작한 어린 선수에게도 계약을 제안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달 첼시에서 상하이 상강으로 이적한 오스카(25)다. 이적료 6,000만파운드(약 867억원) 주급 40만파운드(약 5억7,800만원)에 달하는 초대형 계약으로, 이는 2016 발롱도르를 수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주급(35만5,000파운드ㆍ약 5억1,000만원)을 넘어선다. 박지성의 맨체스터유나이티드 동료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테베즈(32)도 지난해 상하이 선화와 주급 76만2000달러(8억9,000만원)에 2년 계약을 맺었다.

벵거는 20일(한국시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톱(TOP) 리그는 그런 방식으로 만들어질 수 없다”며 돈만으로는 최고 리그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축구선수가 되고자 할 때 최고의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들과 함께 뛰는 걸 가장 먼저 갈망한다. 그런 후에야 돈이 따라 붙는 것”이라 설명했다. 벵거는 “이 방면에선 EPL이 최고”라 말하면서도 오랜 시간 이어져 온 리그의 역사를 통해 정착된 축구 문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EPL은 15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여전히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축구문화는 아주 느릿한 과정으로 형성된다”고 덧붙였다.

중국축구가 보여주고 있는 가파른 성장에는 찬사를 보냈다. 1995년 일본 J리그 나고야 그램퍼스 8의 감독직을 맡은 경험이 있는 벵거는 일본에서의 기억을 언급하면서 “중국축구는 새로 시작하고 있다. 프로 축구 문화가 없어서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중국은 축구를 부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중국에서 축구가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도 기쁘다”며 “인도도 그렇게 되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가디언은 벵거의 느긋한 태도가 “이적시장을 왜곡한다는 이유로 중국의 거대한 자본력을 비판하는 비판가의 반응과는 대조적”이라 평했다.

하지만 마냥 느긋하게 지켜보는 것은 아니다. 벵거는 중국의 값비싼 임금 체계가 세계 표준이 되는 경우라면 “위험할 것”이라 경고하면서 중국 축구의 밑바탕에 깔린 정치적 성격을 꼬집었다. 그는 “선수들이 EPL에 비현실적인 금액을 요구하기 시작하면 위험하다. 중국의 임금 체계가 기준이 된다면 경쟁하기 어렵다”면서도 “하지만 중국이 10년 후에도 여전히 많은 돈을 쓸 지는 알 수 없다. 정치적 결정이었다면 후에는 바뀔 수도 있을 것”이라 전했다. 엄청난 투자가 축구에 대한 열정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면 언제든 상황이 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중국 체육총국은 5일 중국슈퍼리그의 투자가 비효율적이라 지적하면서 지나친 계약에 대해선 중국축구협회를 통해 규제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각 클럽의 재무 상태 점검을 강화하고, 부채가 심각한 구단은 단호하게 리그에서 퇴출시키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정우진 인턴기자(연세대 사회학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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