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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준 기자

등록 : 2017.11.16 04:40
수정 : 2017.11.16 11:10

아이돌 재기 돕는다더니… ‘25개월 계약’ 실화냐

KBS2 예능프로그램 ‘더유닛’ 계약 독소조항 잡음

등록 : 2017.11.16 04:40
수정 : 2017.11.16 11:10

KBS2 예능프로그램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의 한 장면. KBS 방송 캡처

KBS2 예능프로그램 ‘아이돌 리부팅 프로젝트 더유닛’(‘더유닛’)이 출연자들의 연예 활동을 2년 넘게 제약할 수 있는 계약 내용을 통보해 논란이 예상된다.

‘더유닛’이 공영방송에서 방송되는 데다 프로그램 출연자 대부분이 이미 데뷔한 가수라 논란과 파장은 커질 조짐이다.

15일 ‘더유닛’에 소속 가수를 내보낸 가요기획사 관계자들에 따르면 ‘더유닛’ 출연자 활동을 관리할 회사 ‘더유닛’ 문화전문유한회사(문전사)가 제시한 ‘공연 및 매니지먼트 등에 대한 계약서’에 프로그램 오디션 최종 선발자(남^여 각 9명)로 선정될 경우 방송 종료 이후 13개월 동안 문전사와 전속 계약을 맺어야 한다고 적시돼 있다. 7개월은 문전사에서 정한 활동 위주로, 나머지 6개월은 최종 선발자의 각 소속사 활동과 ‘더유닛’ 팀 활동을 병행할 수 있다는 게 골자다.

13개월이 끝이 아니다. 문전사가 원하면 최종 선발자들의 계약 기간은 1년 더 늘어난다. 계약이 연장되면 문전사가 정한 45일 동안 최종 선발자들은 ‘더유닛’ 관련 활동을 해야 한다. 이 조항까지 따지면 최종 우승자와 문전사의 계약 기간은 25개월이 된다. 이 내용대로 계약이 된다면 ‘더유닛’ 최종 우승자들은 CJ E&M과 18개월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엠넷의 예능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 최종 선발자인 워너원 멤버들보다 7개월이나 더 연예 활동에 발이 묶이게 된다. 워너원과 CJ E&M의 계약은 관련 방송사에 유리한 불공정계약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CJ E&M은 케이블채널 엠넷을 보유하고 있다. ‘더유닛’의 계약 내용은 종합편성채널(종편) JTBC에서 방송하는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 ‘믹스나인’과 비교해도 지나치다. ‘믹스나인’ 최종 우승자들은 방송 후 7개월 동안 프로그램 관련 팀 활동을 해야 한다.

‘더유닛’ 계약서엔 ‘문전사와의 연예 활동을 우선으로 한다’(2조2항)는 독소조항까지 숨어 있다. 최종 우승자가 각 소속사에서 자유롭게 연예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문전사의 입김에 휘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계약서에 따르면 ‘더유닛’의 수익금은 문전사와 최종 우승자의 기획사가 50%씩 나눠 갖는다. CJ E&M이 워너원의 활동 수익 중 25%를 챙기는 것과 비교하면 두 배의 수익이 문전사에 책정된다. 공영방송이 제작하는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의 계약 조건이 종편이나 케이블채널이 제작한 유사 프로그램보다 더 가혹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더유닛’에 가수를 출연시킨 가요기획사 관계자들은 “애초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구두로 접한 전속 계약 기간은 7개월이었다”고 밝혔다. 한 작은 가요기획사 대표는 “계약 조건을 따져 가며 방송에 내보내기는 우리 같은 영세기획사들에 사실상 어렵다”며 “내 가수가 아직 최종 선발된 것도 아닌데 김칫국부터 마신다는 소리 들을 수도 있어 계약에 큰 문제 제기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갑질 근절’에 팔을 걷어 붙였지만, 연예계는 여전히 사각지대인 셈이다. ‘더유닛’ 측은 계약서에 ‘출연자가 최종 멤버로 선정될 경우 수익 배분 및 계약 기간 등의 세부사항을 규정한다’고 계약 조정의 가능성을 열어 뒀지만, 조정 방향에 대해선 아직 별다른 얘기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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