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중국은 지금 ‘시진핑 마라톤 연설’ 열풍

알림

중국은 지금 ‘시진핑 마라톤 연설’ 열풍

입력
2017.10.20 20:06
7면
0 0

SNS에 생중계 시청 인증샷 밀물

박수 많이 치는 게임 10억회 돌파

홍콩 언론 “아첨이 봇물” 비판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9차 당대회 개막연설을 모티브로 한 모바일 게임. 바이두 캡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19차 당대회 개막연설을 모티브로 한 모바일 게임. 바이두 캡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제19차 공산당대회 개막연설에 대한 반향이 뜨겁다. 사이버 공간에선 해당 연설을 생중계로 시청했다는 인증사진들이 쏟아지고 있고, 이 연설을 소재로 출시된 게임의 이용 횟수는 출시 하루만에 10억 회를 훌쩍 넘었다.

20일 웨이보(微博)를 비롯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올린 시 주석 연설 생중계 시청 사진이 넘쳐나고 있다. 대상은 지난 18일 시작된 19차 당대회에서 시 주석이 3시간 30분에 걸쳐 신시대의 도래와 중화민족의 부흥을 주창하며 중국인들의 애국심을 한껏 자극한 연설이다. 전국 각지의 학교ㆍ회사ㆍ공공기관 등에선 당원들이 함께 모여 연설을 시청했고, 공항과 역 등에서도 많은 사람이 삼삼오오 모여 TV화면에 집중했다. 특히 유치원생들이 나란히 앉아 TV 중계화면을 쳐다보는가 하면 재소자들이 감옥에서 정좌한 채 시청하는 모습도 보였다. 병상에 누운 가족을 위해 스마트폰으로 생중계 장면을 보여주는 사진도 있었다.

웨이보에서만 당대회 관련 게시물의 조회 수가 5억3,000만건을 넘었고, 일부 게시물은 17만건 이상의 댓글이 달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중국 당국은 TV와 동시에 SNS, 언론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이번 연설을 생중계했는데, 인민일보의 모바일 생중계 채널에는 동시접속자가 1,60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정보통신(IT) 대기업 톈센트가 무료로 내놓은 모바일 게임 ‘위대한 연설: 시진핑에게 박수를’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시 주석의 연설 일부를 듣고 박수를 치는 만큼의 점수가 자신의 웨이신(微信ㆍ중국판 카카오톡)에 자동연결돼 공개된다. 경쟁적으로 점수를 올리려는 욕구 때문에 이용자들은 급속히 늘고 있다. 이 게임에 대해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은 “중국인들이 공산당의 성취에 대한 존경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평했다.

이런 가운데 주요 정치인들의 시 주석에 대한 찬양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서기는 “원대한 계획과 선견지명을 지닌 정치가이자 철학가ㆍ이론가ㆍ전략가”라고 극찬했고, 잉융(應勇) 상하이시장은 “시 주석은 중국의 최근 발전의 근원적인 요인”이라고 칭송했다. 최고지도부인 중앙정치국 상무위원 유력후보인 한정(韓正) 상하이시 서기도 이에 뒤질세라 “시 주석의 연설에 전율을 느꼈다”고 했고, 차기 인민은행장 하마평이 도는 류스위(劉士余)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시 주석을 ‘사회주의의 구원자’라고 추켜세웠다. 이를 두고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불굴의 충성심을 과시하려는 듯 열광과 아첨이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고 비꼬았다.

한편, 미국에 서버를 둔 반체제 중화권 매체들에 이어 SCMP도 이날 후춘화(胡春華) 광둥성 서기와 천민얼(陳敏爾) 충칭시 서기 등 차세대 유력주자들이 상무위원 경쟁에서 탈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의 당장(黨章ㆍ당헌) 삽입이 확실시되는 상황과 맞물려 시 주석이 후계자를 지정하지 않고 3연임을 포함한 장기집권을 도모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으로 이어진다. 때마침 차세대 선두주자였다가 최근 낙마한 쑨정차이(孫政才) 전 충칭시 서기가 쿠데타에 연루됐다는 고위인사의 언급도 공개됐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