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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찰이라더니… 현 정부 출범 전 통신조회가 더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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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찰이라더니… 현 정부 출범 전 통신조회가 더 많아

입력
2017.10.09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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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수행비서 통신조회 6회 중 현 정부는 2회…4회는 박근혜 정부 시절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행비서의 통신자료 조회 내역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치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수행비서의 통신자료 조회 내역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치 사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9일 수행비서의 통신자료 조회 내역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의 정치사찰 의혹을 제기했으나 현 정부 출범 이전 조회 기록이 더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게다가 박근혜 정부 시절 조회 기록도 있어 한국당이 현 정부의 적폐청산 기조에 맞불을 놓고자 제기한 정치 사찰 의혹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효상 한국당 대변인이 이날 공개한 홍 대표 수행비서 손모씨의 SK텔레콤 통신자료 제공 내역에 따르면 통신 조회 건수는 총 6건으로, 그 중 4건은 박근혜 정부 시절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통신조회 결과 손씨가 홍준표 대표의 경남지사 시절 비서관으로 근무했던 지난해 12월 13일과 올해 2월 24일 각각 경남 양산경찰서와 경남경찰청에서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해당 기관은 통신사에 고객명, 주민번호, 이동전화번호, 주소, 가입일, 해지일을 조회했다. 당시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를 통과해 직무가 정지된 상태였다. 헌재의 탄핵 심판 선고 이후, 김수남 검찰총장 등 박근혜 정부 시절 내각이 존속할 당시에도 손씨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는 지속됐다. 3월 23일과 4월 12일 각각 서울중앙지검과 경남경찰청은 같은 내용의 통신자료를 조회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5월 이후에는 2차례 손씨에 대한 통신자료 조회가 이뤄졌다. 통신자료 제공내역에 따르면 지난 8월 7일과 21일 각각 서울중앙지검과 육군본부에서 고객명, 주민번호 등의 통신자료 내용을 조회했다. 이와 관련해 홍 대표는 기무사 정치공작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8월 21일 조회와 관련해서는 다음날인 22일 홍 대표가 강원 홍천군에 위치한 육군 제11기계화보병사단 방문한 것으로 미뤄볼 때 군부대의 본인 확인 절차일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통신자료 조회를 곧바로 수사기관의 사찰 활동과 연관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있다. 통신자료 제공내역은 수사기관이 사건 피의자의 통화내역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통화 상대방의 신원을 확인할 필요성이 있을 때 요청하는 관례적인 절차이기 때문이다. 현행법 체계에서는 통화내역, 위치 정보까지 확인하는 ‘통신사실 확인자료’와 달리 고객명, 주민번호 등과 같은 개인정보의 경우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라 법원의 영장 없이도 수사기관이 요청할 수 있다.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휴대폰 가입자와 가입 일시 등을 알아본(다른 사건 수사 중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수 있는) 인적사항 조회로 보인다”면서 “그런데 (홍 대표는) 마치 문재인 정부에서 일어난 정치사찰로 포장을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국당은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진 사찰 의혹에 대해서는 비록 2건에 불과해도 엄중하게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강 대변인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현안브리핑에서 ‘정치 사찰이라고 하기에는 조회 기간이 박근혜 정부 기간과 겹친다’는 취재진의 질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2차례 있다”며 “추가로 통신 조회 사실이 드러날 경우 야당에 대한 광범위한 사찰이 아니냐는 의혹과 의심을 지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한국당은 손씨 이외에도 주요 당직자들의 통신자료 제공내역 확인서를 요청할 계획이다.

앞서 홍 대표는 이날 오전 추석 연휴 이후 처음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 달 전쯤 통신사에 (통신자료제공 기록을) 조회해보니 검찰, 경찰, 심지어 군에서도 내 수행비서의 통신을 조회했다”며 “(현 정부가) 정치 사찰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대표는 “어떻게 이런 일 일어날 수 있느냐, 정치 공작 공화국”이라며 “겉으로는 협치하자고 하면서 우리당의 주요 인사들 통신 조회도 다 했을 것”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김정현 기자 virt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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