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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에 전력 끊겨… ‘찜통’ 플로리다 요양원서 8명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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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케인에 전력 끊겨… ‘찜통’ 플로리다 요양원서 8명 사망

입력
2017.09.14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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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컨 꺼지며 실내온도 상승 탓

구급대원들이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시 할리우드힐즈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환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할리우드(플로리다)=사우스플로리다선 제공 AP 연합뉴스
구급대원들이 플로리다주 할리우드시 할리우드힐즈에 있는 한 요양원에서 환자들을 대피시키고 있다. 할리우드(플로리다)=사우스플로리다선 제공 AP 연합뉴스

허리케인 ‘어마’에 피해를 입은 플로리다주 요양원에서 에어컨에 전력 공급이 끊기면서 ‘찜통 더위’ 속에서 환자 8명이 사망하는 참사가 발생했다.

플로리다주 브로워드카운티 경찰은 13일(현지시간) 할리우드시에 있는 요양원 ‘할리우드힐즈 재활센터’에서 4명이 숨진 채 발견됐고 4명은 병원으로 이송된 뒤 숨졌다고 밝혔다. 가장 연령이 낮은 피해자는 71세, 최고령 피해자는 99세에 이른다. 할리우드시는 성명을 통해 시 구조대가 몇몇 환자들이 심각한 의료 재난에 직면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응급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해당 시설에서 환자 115명을 긴급 대피시켰으나 조치가 너무 늦었다.

미국 CNN방송은 집단 사망의 원인과 관련해 허리케인 피해로 요양원이 냉방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기온이 섭씨 32도까지 치솟았지만 요양원 내 에어컨에 전력을 공급하는 변압기가 망가졌고 이에 따라 실내 온도가 급격히 올라 노인들이 치명적인 상황에 놓였다는 것이다. 허리케인 피해가 1차 원인이지만 요양원측의 미비한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플로리다 전력회사 파워앤드라이트의 리처드 벨트란 대변인은 “사건 발생 당시 요양원의 일부에는 전력이 공급되고 있었고, 요양원 바로 주차장 건너에 병원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 요양원은 2014년과 2016년에도 전력 관련 안전규제를 위반한 사실이 적발된 적이 있다. 경찰은 “인근의 다른 요양원 42곳도 유사한 문제가 없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플로리다주 보건협회는 주 내 약 150개 요양원이 전력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플로리다주는 은퇴한 미국인들이 생애 마지막을 보내는 장소로 인기가 높으며 자연히 요양원도 많다. 보건협회가 파악한 요양원만 683개, 입주자는 7만3,000명에 이르며 사건이 일어난 요양원을 비롯해 협회에 속하지 않은 요양원도 다수 있다. 스스로를 돌볼 수 있는 노인들을 주로 대상으로 하는 보조생활시설도 약 9만2,000명의 노인을 돌보고 있다. 이들 시설이 허리케인 ‘어마’의 영향을 받아 파괴되거나 제 기능을 못하면서 노인들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허리케인 ‘어마’로 인해 카리브해와 플로리다주에 걸쳐 최소 61명이 숨졌으며 플로리다주만 약 600만 가구가 전력을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 ‘어마’의 피해를 가장 심하게 입은 도시들 가운데 포트마이어스와 네이플스를 방문한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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