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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서 먹고 자고… 도쿄 ‘넷카페 난민’ 하루 4,00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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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방서 먹고 자고… 도쿄 ‘넷카페 난민’ 하루 4,000명

입력
2018.02.03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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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도 당국 첫 실태조사… 절반은 살 곳 없어

“금융위기 겪은 30대, 재취업 어려운 50대 다수”

일본 도쿄의 도심 한복판인 시부야 교차로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 도쿄의 도심 한복판인 시부야 교차로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일본 수도 도쿄(東京)의 PC방에서 기거하는 이른바 ‘넷카페 난민’이 하루 4,0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넷카페는 ‘net’의 일본어 ‘넷토’와 ‘카페’를 합친 말로 한국의 PC방과 같다. 다른 점은 샤워실도 있고, 독방형태로 잠을 잘 수도 있다. 이같은 숫자는 도쿄도(東京都)가 처음 시도한 실태조사로 알려졌으며 넷카페 난민 10명중 5명은 실직이나 퇴직을 계기로 마땅한 거주공간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2일 NHK에 따르면 도쿄도 당국은 2016년 11월부터 작년 1월까지 넷카페와 망가킷사(일본식 만화방) 등 502개 점포 이용자 1,000여명을 조사했다. 그 결과, 넷카페에서 아침까지 지낸 사람은 평일 1만5,300명이었으며 이중 집이 없는 사람은 약 4,000명으로 추산됐다. 98%가 남성이었고 하루 1,000엔(1만원)의 요금을 내고 3년간 지낸 경우도 있었다. 30대 연령층이 39%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29%, 40대가 17% 순이었다. 노동형태는 파트타임이 38.1%, 파견노동자가 33.2%로 4,000명중 70%가 넘는 3,000명 정도가 불안정한 조건으로 일을 하고 있었다.

밤샘 이용자에게 이유를 묻자 “여행ㆍ출장중의 숙박”(37.1%), “주거가 없어 잠을 자기 위해”(25.8%), “유흥ㆍ일 때문에 늦어졌기 때문”(13.1%), “집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은 사정이 있다”(5.9%) 등이었다. 집을 잃게 된 이유는 “직장을 그만둬 임대료를 지불할 수 없다”거나 “일을 그만둬 회사 기숙사 시설을 나왔다”가 절반이 넘는 54%였다. 응답자의 47% 가량은 월수입이 ‘10만~15만엔’이었고, 13%는 ‘5만~10만엔’, 10.7%는 수입이 아예 없었다. 또 넷카페를 나와 길에서 잠을 자는 경우도 43.8%로 조사됐다.

도쿄도 담당자는 유독 30대와 50대 계층이 많은 것을 이렇게 설명했다.“30대층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파견근무 해고나 고용 해지의 영향을 받았기 때문이며, 50대가 많은 것은 직장을 그만둔 뒤 재취업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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