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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톺아보기] 와이프

입력
2017.08.27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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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젊은 층에서 남들에게 자신의 아내를 가리켜 ‘와이프’라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아내가 남편을 지칭할 때는 ‘허즈번드(husband)’라고 말하지 않는데, 왜 남편이 아내를 지칭할 때는 영어인 ‘와이프(wife)’를 사용할까?

이 이유를 지칭어에서 느껴지는 ‘어감’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는데, 젊은 층에서는 ‘아내’라는 지칭어를 사용하면 왠지 친근감이 떨어지고 거리감이 느껴진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남편’이라는 지칭어는 결혼한 기간이나 나이에 관계없이 일반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남편’이 ‘아내’와는 달리 거리감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각에서는 ‘남편(男便)’에 대응해 아내를 ‘여편(女便)’이라고 지칭하자는 의견도 있지만 ‘여편네’가 자기 아내를 낮잡아 이르는 말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채택하기 힘들다.

국립국어원에서 발간한 <표준 언어 예절>에 따르면 모르는 사람에게는 자신의 아내를 ‘아내’, ‘처’, ‘집사람’, ‘안사람’, ‘애 어머니’, ‘애 엄마’라고 지칭하도록 하고, 아는 사람에게는 ‘아내’, ‘처’, ‘집사람’, ‘안사람’, ‘○○ [자녀] 어머니’, ‘○○ [자녀] 엄마’라고 지칭하도록 하고 있다.

이외에도 아내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마누라’, ‘각시’ 등의 표현이 있는데, ‘마누라’는 중년이 넘은 아내를 허물없이 이르는 말이고 ‘각시’는 ‘아내’를 달리 이르는 말로 사전에 뜻풀이가 되어 있다.

그런데 간혹 “제 부인과는 두 살 차이입니다.”와 같이 자신의 아내를 가리켜 ‘부인’이라고 말하는 경우를 볼 수 있는데, ‘부인’은 남의 아내를 높여 이르는 말이기 때문에 자신의 아내를 지칭하는 말로는 맞지 않는 말이다.

유지철 KBS 아나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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