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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후진국 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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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후진국 될라

입력
2015.01.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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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9.99弗 무제한 서비스에 세계 출판·유통사 대응 노력 바쁜데

한국 대기업들은 줄줄이 포기

자음과모음 '에브리북'·창비 '더 책'·문학동네는 소설 콘텐츠 개발 눈길

세계 최대 온라인 서점 아마존이 지난해 7월 일정액을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전자책을 볼 수 있는 ‘킨들 언리미티드’ 서비스를 선보였다. 한 달에 9.99달러만 내면 60만권의 e북과 수천 권의 오디오북을 무한정 제공하는 이 서비스에 전 세계 출판사와 유통사들이 바짝 긴장한 것은 물론이다. 아셰트 등 대형 출판사들은 아마존이 전자책 가치를 떨어뜨린다며 반발했고, 다른 유통사들은 이미 60%나 되는 아마존의 시장 점유율이 더 늘어날 것을 우려해 앞다퉈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세계 전자책 시장의 치열한 분위기에 비하면 국내 시장은 폐가처럼 적막하다. 지난해 9월 KT미디어허브가 전자책 사업을 접은 데 이어 삼성전자, SK플래닛, 신세계I&C 등 대기업들이 줄줄이 전자책 사업에서 손을 뗐다. 현재 국내 도서시장에서 전자책이 차지하는 비중은 2~3%. 미국과 유럽 30%, 전 세계 평균으로 봐도 13%라는 점을 감안하면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전자책 시장이 부진한 근본 원인 중 하나로 기성 출판사들의 망설임을 꼽는다. 콘텐츠의 보고인 출판사들이 낮은 수익성과 출판사의 전통적 역할에 매여 전자책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류영호 교보문고 콘텐츠사업팀 차장은 “여전히 출판산업의 중심은 출판사”라고 강조한다. 그는 저서 ‘세계 전자책 시장은 어떻게 움직이는가’에서 해외 대형 출판사들의 전자책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관련 기업 인수 사례를 열거하며 국내 출판사들의 움직임을 촉구했다. “출판 전문가들과 대형 출판사의 디지털 책임자들이 바라보는 방향은 결국 출판과 IT의 융복합이다. 이는 종이책 중심의 조직 구조와 인력을 무리하게 디지털로 틀어가는 전략이 아니다. IT 전문 인력을 조직에 투입시켜 변화를 이끌어가는 추진체로 활용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국내 출판사들이 새롭게 시도하는 전자책 관련 서비스는 눈 여겨 볼 만하다. 자음과모음은 1월 온라인 사이트‘에브리북’을 열었다. 10만권 이상의 전자책을 비롯해 웹소설, 웹툰까지 망라하는 콘텐츠 포털을 표방한다. 기존 전자책 서점과 다른 점은 소설과 다른 장르 간의 활발한 소통을 추구한다는 것. 장르소설을 전문으로 하는 자회사 네오픽션의 콘텐츠를 영화와 웹툰으로도 서비스하는 것이 목표다. 최근 영화화 계약을 마친 전건우 작가의 웹소설 ‘밤의 이야기꾼들’은 조원표 작가가 웹툰으로 작업 중이고, 이재익 작가의 웹소설 ‘복수의 탄생’도 영화와 웹툰으로 재탄생할 예정이다.

자음과모음은 에브리북을 통해 한국 소설의 해외시장 진출도 노리고 있다. 사이트에 연재 중인 소설을 현지인이 그 나라 언어로 번역해 올릴 수 있도록 문을 활짝 열어 놓은 것. 영화나 드라마처럼 현지 아마추어 번역가들에 의해 활발히 유통되는 효과를 노렸다.

문학동네는 지금까지 출판한 유명 소설가들의 작품을 전자책으로 펴내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최인호, 황석영, 김훈, 은희경 등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모두 전자책으로 만들어 문학동네 디지털 서점에서 판매한다.

창비도 지난해 종이책과 전자책을 결합한 서비스 ‘더 책’을 선보였다. 종이책에 근거리 무선 통신 기술을 적용해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전자책과 오디오북으로 감상할 수 있다. 창비 측은 아동도서에서 시작해 점차 성인용 책으로 적용 폭을 넓힐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 관계자는 “협소한 시장 상황 때문에 출판사들이 전자책에서 손을 떼고 독자는 콘텐츠가 부실하다며 전자책을 외면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전자책 활성화를 위해 출판사들의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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