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상반기 조기상환 32조… ‘미운 오리’ ELS, 부활 날갯짓

알림

상반기 조기상환 32조… ‘미운 오리’ ELS, 부활 날갯짓

입력
2017.07.11 04:40
0 0

#1

증시 활황에 조기상환 작년 4배

상반기 발행규모도 74.4% 급증

전문가 “연 5~6% 중수익 추구 땐

지금이라도 ELS 투자 늦지 않아”

#2

2015년엔 H지수 폭락으로 직격탄

손실 발생 땐 규모 커 주의해야

직장인 황모(32)씨는 작년 말 만기를 맞은 은행 정기예금 1,000만원을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해 6개월 만에 3% 수익을 거뒀다. 황씨가 가입한 ELS는 코스피200지수 등 3개의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후 6개월 시점에 기준가격의 85%를 웃돌면 조기에 약정 이자와 원금을 돌려주는 상품이었다. 황씨는 “연 수익률로 환산하면 6%로 정기예금 이자보다 훨씬 높다”며 “당분간 주가가 크게 떨어질 일은 없을 걸로 보여 회수한 투자금을 ELS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2015년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ㆍH지수) 폭락으로 한동안 투자자에게 외면 받았던 ELS가 올 들어 세계적인 주가 상승에 힘입어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ELS 발행규모가 작년보다 70% 이상 늘어난 건 물론, 조기에 조건을 충족해 수익을 챙긴 ‘조기상환’ 규모는 무려 4배 가까이 급증했다. 적절한 투자위험을 감수하며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에게 ELS는 여전히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다만 확률이 낮긴 해도 언제든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유념해야 한다.

올 상반기 ELS 발행액 74% 급증

ELS는 기초자산으로 삼는 주가지수나 개별주식의 가격에 연동돼 투자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통상 3년 만기 동안 기초자산 가격이 애초 정한 기준선을 웃돌면 약속한 이자를 받는 식이다. 최근의 ELS 상품은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시점보다 절반 밑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연 5~6%의 수익을 주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만기 3년을 채우면 최고 15~18%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셈이다.

만기 전이라도 6개월마다 가입 당시 기준가격과 기초자산 가격비율을 따져 조기상환을 허용한다. 6개월 시점에선 기준가격의 90%, 1년 후엔 85% 식인데, 상품을 잘만 고르면 6개월 만에 은행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챙길 수 있는 것이다.

현재 ELS는 주가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방식이 전체의 94.7%를 차지하고 있다. ▦유로존 7개 국가에 속한 50개 기업주식으로 구성된 유로스톡스50 ▦국내 코스피 주요 상장기업의 주가흐름을 따르는 코스피200 ▦중국 금융기업 위주로 구성된 H지수 등을 기초자산으로 삼는다. 시중 ELS의 종류는 다양하지만 대부분 이들 3개 지수를 적절히 섞어 상품을 구성한다.

올 들어 이들 지수가 모두 상승세를 탄 덕에, 2015년 H지수 폭락 이후 썰렁했던 ELS 시장에 다시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1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ELS 발행금액(35조6,326억원)은 작년 상반기(20조4,299억원)보다 74.4%나 급증했다. 특히 상반기 중 조기상환 된 ELS는 총 32조2,827억원 어치로 작년 상반기(8조3,213억원)보다 무려 287%나 폭증했다. 그만큼 단기간에 투자수익을 실현한 투자자가 많았다는 의미다.

주가 하락 점친다면 ‘리버스형’ ELS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ELS에 투자하는 게 나쁘지 않은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이미 상당히 오른 주가가 당분간 조정을 거친다 해도 시장 흐름으로 볼 때 앞으로도 상승장을 이어갈 거란 예측에서다.

다만 최근 나오는 ELS는 예전보다 목표 수익률이 대체로 낮아졌다. 표면금리는 같지만 조기상환 조건이 더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5년엔 세 가지 기초지수가 1년 뒤 모두 기준가격의 80% 이상이면 4% 수익률을 보장했는데, 올해는 각각 90%를 넘어야 4% 이자를 주는 식이다.

만약 주가 하락을 점친다면 지수가 떨어질 때 수익이 나는 리버스 스텝업형 ELS에 투자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국투자증권이 선보인 ‘TRUE ELS 8821회’는 기초자산 가격이 기준선(100%)을 밑돌 때 약정수익을 지급한다. 반면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뛰면 그만큼 손실이 발생한다.

기초자산 많을수록 투자위험도 높아

H지수 연계 ELS 투자자들은 지난해 초만 해도 속앓이를 해야 했다. H지수가 7,000선까지 폭락하면서 줄줄이 ‘원금손실 가능 구간’(녹인 배리어ㆍKnock-in barrier)에 진입했기 때문이다. 녹인 배리어를 한 번 찍으면 그때부터는 투자금을 보장하지 않는다. 만기 때까지 기초자산 가격이 가입 당시 가격 이상으로 오르지 않으면 그만큼 원금을 까먹게 된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파생결합증권은 수익이 날 확률이 높도록 설계돼 일단 손실이 발생하면 손실규모가 다른 상품보다 훨씬 크다”고 설명했다.

또 ELS는 기초자산의 수가 많고 제시하는 수익률이 높을수록 더 위험하게 설계돼 있다. H지수처럼 외국의 지수가 익숙지 않은 투자자라면 아예 코스피200만 추종하는 ELS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중도 상환 땐 무조건 원금 손실이 발생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한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