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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우생순’의 감동, 평창에선 아이스하키가 이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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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볼 ‘우생순’의 감동, 평창에선 아이스하키가 이을까

입력
2017.12.18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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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아이스하키 대표팀/사진=대한아이스하키협회

아이스하키 종목은 동계 스포츠의 꽃이지만 불모지인 한국에서는 그 동안 홀대를 받았다. 세계의 벽은 너무 높았고 기량 격차가 심각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7월 평창이 2018 동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자 미국 스포츠 방송 ESPN에서는 “한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캐나다와 붙으면 0-162로 질 것”이라며 “캐나다가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 선수들을 전력에서 제외한다면 점수는 1-162가 정도가 되지 않겠느냐”라는 당시로서는 반박할 수 없던 비아냥거림이 나왔을 정도다.

아이스하키는 국가간의 전력 차가 워낙 커서 비슷한 수준의 팀끼리 한 디비전에 묶어서 세계 선수권을 치른다. 따라서 디비전이 다르면 세계 선수권에서 만날 수가 없다. 한 관계자는 “배구의 월드리그와 비슷한 구조”라고 이해를 도왔다. 이이스하키는 무려 7개의 디비전(챔피언십→디비전1그룹A→디비전1그룹B→디비전2그룹A→디비전2그룹B→디비전3→디비전3 퀄리피케이션)으로 나뉜 리그가 깊고 두터운 선수층을 형성한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1979년부터 국제 대회에 나섰지만 아이스하키 강국인 캐나다와 스웨덴, 핀란드와 한 번도 맞붙은 적이 없었던 까닭이다.

평창 올림픽을 50여일 앞둔 대표팀(세계 랭킹 21위)이 지난 4월 국제 대회 출전 38년 만에 톱 디비전(세계 1부 리그ㆍ16강) 티켓을 거머쥐는 기적을 일군데 이어 승강제가 도입된 1951년부터 1부 리그에서 공교롭게 한 번도 강등된 적이 없는 단 세 나라(캐나다ㆍ스웨덴ㆍ핀란드)를 만나 의외의 선전을 펼쳤다.

지난 17일(한국시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끝난 2017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 출전한 대표팀은 3전 전패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3연패보다 값진 건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의 확인이다. 백지선(50ㆍ영어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세계 2위인 러시아를 빼고 1위 캐나다(2-4 패), 4위 핀란드(1-4 패), 3위 스웨덴(1-5 패) 등 톱4를 차례로 맞붙었다.

불과 몇 년 전까지 상상도 할 수 없던 세계 강호와 맞서 골을 넣고 버티는 힘까지 보여주면서 평창 전망을 한껏 밝혔다. 당초 두 자릿수 이상 점수 차로 대패할 거라는 예상을 깬 데는 수문장 맷 달튼(31)의 활약이 독보적이었다. 달튼은 3경기 동안 155개 유효슈팅 가운데 143개를 막아냈다. 백지선호는 이런 선방을 발판삼아 안정적인 공격을 전개할 수 있었다.

캐나다 출신인 달튼은 북미아이스하키(NHL) 보스턴 브루인스를 거쳐 세계 2위 리그인 러시아대륙간리그(KHL)에서 3년을 뛴 뒤 2014년 7월 국내 실업팀 안양 한라에 입단했다. 지난해 4월 특별 귀화를 통해 태극마크를 달았고 곧바로 세계 선수권 디비전1 그룹A 대회에서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었다.

이런 아이스하키 팀의 깜짝 활약은 평창 흥행의 변수다. 메달을 떠나 그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진 여자 핸드볼의 우생순(우리생애최고의순간), 남자 스키점프의 국가대표와 같은 감동을 국민들에게 선사할 수 있어서다.

심의식(48) 국군 체육부대 아이스하키 팀 감독은 “가장 좋았던 것은 골리(달튼)의 선방”이라면서 “첫 날 캐나다전이 제일 중요했다. 2-1로 리드하다가 역전을 당했는데 이 경기를 치르면서 하면 된다는 자신감을 얻게 됐다. 선수들이 위축되지 않았다. 열심히 하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고 성과를 설명했다.

이어 심 감독은 “선수단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좋다고 들었다. 선수들의 표정에서도 그런 부분이 엿보인다. 순간 역습을 통해 3경기에서 4점을 올렸다는 점에 희망을 갖고 있다. 끝까지 선전하고 열심히 하는 모습이 평창 올림픽 때도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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