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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르네상스] 개발자·비즈니스·게이머 ‘생태계’ … 글로벌 게임 메카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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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르네상스] 개발자·비즈니스·게이머 ‘생태계’ … 글로벌 게임 메카 부산

입력
2017.12.01 04:4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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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 업체 3배, 매출 7배 급증

지스타 세계 3대 게임쇼 성장 눈앞

BIC 글로벌화로 인디게임 육성

PAX 아시아 대회도 유치 추진

2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부산글로벌게임센터에서 앱노리 이현욱 대표가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등장하는 신작 게임 ‘복싱 킹즈 VR’을 시현하고 있다.
29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부산글로벌게임센터에서 앱노리 이현욱 대표가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등장하는 신작 게임 ‘복싱 킹즈 VR’을 시현하고 있다.

“가상현실(VR) 스포츠게임으로 새로운 돌풍 일으키겠습니다.”

2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부산글로벌게임센터(BGC)에 입주한 ‘앱노리’ 이현욱(44) 대표는 신작 게임 제작 마무리 작업을 끝내며 이같이 말했다. VR 게임제작 업체 앱노리는 16일부터 4일간 부산에서 열린 국내 최대 게임전시회 ‘2017 지스타’에서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가 등장하는 ‘복싱 킹즈 VR’ 게임을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이 대표는 이 게임을 만들기 위해 7월 필리핀에서 파퀴아오를 직접 만나 라이센스 계약을 체결했고, 50여대의 카메라를 이용한 3D 모션캡쳐를 통해 파퀴아오를 VR상에서 완벽하게 재현해냈다.

해외의 반응은 벌써부터 뜨겁다. 중국 최대 스포츠용품 브랜드 ANTA는 이 게임의 출시일인 내년 하반기에 맞춰 파퀴아오와 함께하는 프로모션을 일찌감치 준비 중이다. 필리핀에서 100여개 체인점을 둔 게임업체 TNC는 앱노리와 VR 로케이션 사업을 체결하고, 이 게임의 배급을 기다리고 있다.

2011년 창업한 앱노리의 성과는 이뿐만 아니다. VR 야구게임 ‘베이스볼 킹즈 VR’은 8월 대만 글로벌 VR기업 HTC바이브 측과 VR게임 체험장 바이브랜드 입점 계약을 체결했다. 또 이 회사가 진행하는 지원프로그램에 한국 최초로 선정돼 3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도 얻어냈다. 2020년 도쿄 올림픽까지 양궁, 테니스, 농구, 태권도 등 20종의 스포츠 VR게임을 만드는 게 목표인 앱노리는 ‘메이드 인 부산’ 게임의 세계화에 앞장서고 있다.

2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부산글로벌게임센터 내 넥스트 스테이지 사무실에서 이문수(왼쪽부터) 이사와 강현우 대표, 장재훈 이사가 올해 5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아크’ 포스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9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부산글로벌게임센터 내 넥스트 스테이지 사무실에서 이문수(왼쪽부터) 이사와 강현우 대표, 장재훈 이사가 올해 5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아크’ 포스터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화끈한 액션RPG(역할수행게임)로 게임 마니아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난 넥스트 스테이지도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부산지역 게임업체. 2015년 7월 동아대 컴퓨터공학과 09학번 동기 4명이 모여 만든 이 회사는 시작부터 남달랐다. 창업 전인 2013년 이들은 재미 삼아 만든 모바일 게임 ‘다이스 이즈 캐스트(The dice is cast)’ 테스트버전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한 글로벌 게임제작 경진대회에서 상용화 부문 은상을 받으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학교 측과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공동 진행한 지원사업에 발탁, 창업을 시작한 넥스트 스테이지는 이 게임을 완성해 스마트폰용 소프트웨어 장터인 구글플레이 스토어와 원스토어, 앱스토어에서 유료차트부문 1위를 한 달 간이나 차지하는 성적을 올렸다.

강현욱 넥스트 스테이지 대표는 “5월 출시한 액션RPG 모바일 게임 ‘프로젝트 아크’도 유료차트 3위에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며 “현재는 그래픽 전문업체 비주얼 닥트와 협업해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4 등 콘솔용 게임을 개발 중”이라고 말했다.

부산지역 게임업체들이 속속 성공스토리를 써나가면서 부산이 게임산업의 메카로 뜨고 있다. 특히 2011년 부산 북구 구포동의 골방에서 직원 3명으로 출발한 게임업체 트리노드는 ‘포코팡’으로 구글플레이 글로벌 매출순위 3위, 전세계 5,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며 연간 매출액 1,000억원을 돌파하는 등 성공신화를 만들었다.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 부산공동관에서 중국게임업체 관계자들이 비즈니스상담을 하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글로벌게임센터는 지역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지스타 ‘부산공동관’을 운영해 총 368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며, 4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제공
지난 16일부터 나흘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 부산공동관에서 중국게임업체 관계자들이 비즈니스상담을 하고 있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부산글로벌게임센터는 지역게임산업 육성을 위해 지스타 ‘부산공동관’을 운영해 총 368건의 상담이 진행됐으며, 4건의 계약이 체결됐다. 부산정보산업진흥원 제공

부산정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부산지역 게임업체는 2010년 29개에서 지난해 95개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연 매출 총액도 132억원에서 1,048억원으로 6년 새 7배나 늘었다.

부산게임산업 활성화의 중심에는 부산정보산업진흥원이 운영하는 부산글로벌게임센터(BGC)의 역할이 크다. 지난 ‘2017 지스타’에서도 BGC가 운영한 부산공동관을 통해 부산의 중소 게임사 마상소프트가 중국 퍼블리셔와 100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맺는 등 총 4건의 큰 계약이 성사됐다.

2015년 9월 문을 연 BGC는 부산ㆍ경남권 게임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시설로, 게임기업 집적화와 역외기업 유치, 게임콘텐츠 제작지원, 인디게임산업 육성, 건전게임 문화조성 등 게임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중추기관이다. BGC는 2015년 게임기업 36개사에 27억원을 지원한 데 이어 지난해엔 55개사에 38억원을 지원하는 등 지역 게임산업 발전에 열성을 쏟고 있다.

부산시도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지스타 재유치를 성공시킨 데 이어 최근 인기가 확산되고 있는 e스포츠와 인디게임의 성장세를 지역산업과 일자리 및 문화성장에 활용하기 위해 2021년까지 5개년에 걸친 게임산업 신(新)육성 계획을 7월 전격 발표했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이 지난 19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이번 지스타는 35개국 2,857부스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으며, 나흘간 관람객 22만5,000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게임전시회 ‘지스타 2017’이 지난 19일 나흘간의 일정을 마치고 폐막했다. 이번 지스타는 35개국 2,857부스가 참여해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으며, 나흘간 관람객 22만5,000명을 기록하는 등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계획은 ▦지스타 연계 게임도시 플랫폼화 ▦인디게임 에코시스템 구축 ▦신성장 동력 e스포츠 육성 ▦첨단 게임산업 기반조성과 인력양성 ▦소통하는 게임문화 형성 이란 5대 전략과 18개 세부과제로 추진된다.

구체적으론 지스타와 연계해 부산게임거리를 조성하고, 지스테이션(G-Station)과 지카페(G-Cafe) 등 지스타 관련 상설 플랫폼을 구축하는 한편 최근 창의성과 혁신성을 보유한 인디게임의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인디게임 분야를 중점 육성할 계획이다. 또한 올해 3회째 개최한 부산인디커넥트페스티벌(BIC)을 글로벌화하고, 우수 인디게임 발굴을 위한 오디션을 개최하는가 하면 인디게임 개발자를 위한 글로벌인디허브센터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북미지역 글로벌 게임행사인 PAX의 아시아권 행사 부산 유치도 추진한다. 이 경우 지스타는 비즈니스, BIC는 개발자, PAX부산은 게이머를 위한 행사로 진행돼 명실공히 게임도시의 면모를 갖추게 될 것으로 부산시는 기대하고 있다.

특히 신성장 동력인 e스포츠 저변 확대를 위해 부산 e스포츠 전용경기장 조성과 e스포츠 메카로서 도시브랜드 조성에도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시는 7월 30일 블리자드의 최고 역작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첫 런칭 행사를 부산 광안리에서 개최했으며, 지난 9일엔 부산국제여객터미널에서 ‘제9회 e스포츠 월드챔피언십 2017’을 열기도 했다.

여기다 지역 게임산업의 랜드마크가 될 게임테크비즈니스센터 건립 추진과 함께 게임산업 일자리 매칭 포털시스템을 구축해 게임 기업과 구직자 간 일자리 연계성을 높이고, 게임산업의 역기능 해소를 위한 게임과몰입 상담치료센터도 운영할 계획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2020년까지 개최가 확보된 지스타를 세계 3대 게임쇼에 진입시키는 한편 관련 산업을 진작시켜 반드시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게 하겠다”면서 “앞으로 지스타를 중심으로 꾸준히 게임산업 성장을 이끌어 산업과 일자리, 문화가 함께하는 글로벌 게임 선도도시를 만드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부산=글ㆍ사진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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