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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찾은 후쿠시마, 2011년 그리고 2016년

입력
2016.02.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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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30년, 후쿠시마5년, 현장리포트]

5년 전 쓰나마 취재차 급파

방사능 오염 대비 못해

검사 또 검사 지옥 같았던 3개월

2011년3월 후쿠시마 참사 당시 나는 한국일보 사회부 기자로서 사고현지로 급파됐다. 지진과 쓰나미 상황만을 예상하고 부랴부랴 달려온 취재현장에서 방사능이라는 낯선 위험에 직면했다. 정확한 정보나 지식이 있을 수 없었다. 볼 수도 만질 수도 없는 방사선의 특성이 두려움을 배가시켰다. 후쿠시마 원전 인근까지 접근했다는 말에 미야기현 내 센다이 지역병원에서는 아예 출입을 금지 당했다. 대신 방재복을 갖춰 입은 의사들이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방사능 수치를 쟀다. 이후 도쿄 시내의 병원으로 갔지만, 피검사와 문진 외에 뾰족한 피폭 검사 방법을 찾지 못했다.

한국에 돌아와 원자력병원에서 염색체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기다리던 약 3개월의 시간은 또 다른 지옥이었다. 같은 해 국감 자료에 따르면 한국 취재진 중 30명이 피폭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 명단에는 센다이의 한국 영사관 바닥에서 교민들 틈에 섞여 우리팀과 함께 쪽잠을 자고, 배급된 주먹밥을 먹던 이도 있었다.

5년이 흘러 그 곳을 다시 밟게 될 줄은 몰랐다. 하지만 이번엔 방사선 계측기부터 챙겼다. 피폭을 최소화하기 위한 보호장구도 마련했다. 그린피스에서 20년 넘게 반원전 캠페인을 벌여왔고, 후쿠시마 사고 이후 지속적으로 현장 조사를 다니는 얀 반데 푸트 활동가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그는 “모든 방사선은 위험하다. 피폭량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현장 취재가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오염지역에 오래 머물지 말라”는 원론적이지만 그만큼 잊기도 쉬운 내용을 거듭해서 강조했다. 이어 “일반적 권고사항일 뿐이라는 점을 명심해달라”고 전제한 뒤, 부츠와 라텍스 소재의 장갑, 특수 마스크 등 필요한 장비 추천과 함께 내외부 피폭 최소화를 위한 행동요령을 일러줬다. 가령 상처 부위는 반드시 가리고, 오염지역에서는 음식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 하며, 방사선 계측기와 카메라 등 일체의 장비를 땅 위에 그대로 두지 말 것 등이 포함됐다.

이번 취재 내내 이런 주의사항을 나름 지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일말의 불안감은 지울 수 없었다. 취재를 마치고 약 2주 뒤, 도쿄전력에서 개인 피폭량 검사 결과가 도착했다. 개인 선량계에 따르면 감마선 10 μsv/h를 받았다. 전신체내오염 검사에서도 피폭량이 10 μsv/h였다. 흉부엑스레이를 한 번 촬영한 것과 비슷한 수치라고 했다.

김혜경 프리랜서기자 salutkyeo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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