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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고 수험생 육지 나들이 18일째 그리운 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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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고 수험생 육지 나들이 18일째 그리운 섬으로

입력
2017.11.27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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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고 수험생들이 27일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울릉도행 썬플라워호에 오르고 있다. 수능을 치기 위해 10일 포항에 온 지 18일째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울릉고 수험생들이 27일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울릉도행 썬플라워호에 오르고 있다. 수능을 치기 위해 10일 포항에 온 지 18일째다. 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사건의 연속이었지만 포항의 넉넉한 인심 덕분에 수능 잘 치르고 갑니다.”

수능 시험을 치르기 위해 울릉도에서 경북 포항시로 나왔던 울릉고 학생 34명 중 31명이 육지 생활 18일 째인 27일 섬으로 무사히 돌아갔다. 논술과 면접을 앞둔 나머지 3명은 포항에 남았다.

이날 오전 9시50분 포항여객선터미널. 수능 다음날인 24일 3일간 풍랑으로 배편이 끊겼던 울릉고 학생들이 썬플라워호를 타고 포항을 출발했다. 규모 5.4 지진으로 수능이 한 주 연기되면서 객지생활이 덩달아 늘어난 이들 학생들은 몸도 마음도 지칠 법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는 설렘에 얼굴은 한껏 들떠 있었다.

울릉고 임상우(18ㆍ3년)군은 “지난 10일 포항 도착 후 시험준비와 숙식 고민을 해결해준 포항 해병대와 시민들에게 고맙다”며 “이제 드디어 집에 가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이번 육지나들이는 2010년부터 8년째 수험생들의 포항 나들이를 맡아온 울릉고 김종태(51) 교감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날씨 변수가 많은 울릉도와 바다 특성상 수험생들은 올해도 수능일보다 한 주 일찍 뭍으로 나와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으나 15일 지진이 발생하면서 모든 것이 엉망이 됐다. 지진 공포에 수능시험까지 연기되면서 당장 의식주 문제 모두 골칫거리로 다가왔다. 김 교감은 “처음 겪는 일이라 걱정이 컸는데 다행히 학생들은 씩씩하게 견뎌냈다”며 “오히려 인솔교사들이 더 힘에 겨워 나가 떨어질 정도였다”고 말했다.

결국 풍랑으로 수능 나흘 후에야 귀가했지만 학생들은 자유시간을 틈 타 포항 시내에서 염색도 하고, 새 옷을 쇼핑하기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울릉고 부동현(18ㆍ3년)군은 “막내라서 부모님이 많이 걱정하셨다”며 “액땜을 했다고 생각하고 마지막까지 대학 진학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1시40분 울릉 도동항에 도착한 학생들은 부두까지 마중 나온 부모의 손을 잡고 곧 바로 집으로 돌아갔다. 학생들은 28일 정상 등교한다.

포항=윤희정기자 yo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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